빈혈
다른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동반 증상
어지러움증은 빈혈을 대표하는 증상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어지러움증이 있다고 하며 반드시 빈혈이 있는 것은 아니며, 말초성 현훈 등의 이비인후과적 질환과, 뇌의 이상에 의한 신경과적인 문제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으므로 빈혈의 증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빈혈은 가장 흔한 혈액학적 이상 소견으로 연령과 성별에 따라 기준에 차이가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 의 기준에 따르면 혈색소가 6개월에서 6세까지는 남녀 구별 없이 11g/dL 이하, 6세에서 14세까지의 남녀 및 성인 여자는 12g/dL, 성인 남자는 13g/dL, 임산부의 경우 11g/dL 이하일 경우 빈혈이라고 정의합니다.
출혈 등에 의한 급성 빈혈인 경우 빈맥, 기립성 저혈압 등의 증상이 생기며, 소실된 혈액의 정도에 따라 저혈압 발생하며 쇼크 및 실신 등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적으로 발생한 빈혈인 경우에는 빈혈이 있는 상태에 몸이 어느 정도 적응을 하게 되어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운동시 호흡곤란, 어지러움, 두통, 이명, 피곤함, 집중력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빈혈은 그 자체가 질병이 아니라 다른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동반 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원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빈혈의 가장 흔한 원인은 철 결핍성 빈혈입니다. 대부분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여성들이 매달 겪는 월경으로 인해 일정량의 혈액이 손실되기 때문이며, 이외에도 위장관 출혈이나 자궁근종, 내막증식증 등의 산부인과적인 문제에 의한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철 요구량이 증가하는 유아, 급성장기의 소아, 임산부와 수유기의 여성에서 철결핍성 빈혈이 호발할 수 있습니다. 간혹 무리한 다이어트도 철결핍성 빈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에게서 철결핍성 빈혈이 발생한 경우에는 반드시 위궤양, 위암, 대장암, 만성대장염, 치칠 등에 의한 위장관 질환에 의한 출혈을 감별하기 위해 위와 대장 검사를 시행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위절제술을 시행받은 후에는 철 흡수장애 및 비타민 B12 결핍에 의한 빈혈이 생길 수 있어 주기적인 검사 및 보충이 요구됩니다.
백혈병 및 림프종 등의 악성 질환이 골수를 침윤하는 경우나 골수이형성 증후군,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혈액 질환이 있을 경우에도 빈혈이 생길 수 있으며, 당뇨, 신부전 등의 만성질환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만성질환으로 인한 빈혈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또한, 혈압약, 결핵약, 신경계통의 치료제 등 많은 약물이 빈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어떤 약을 복용 중인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질환에 의해서도 적혈구가 파괴되어 빈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원인들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병원에 내원하여 혈액검사 및 대변잠혈검사를 시행한 뒤 결과에 따라 원인을 찾기 위한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철분이 부족할 경우에는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 및 위, 대장 내시경 또는 대장 조영술 등의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으며,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혈액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골수검사를 시행하야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자가면역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각종 자가항체에 대한 정밀한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만성 질환에 의한 빈혈인 경우에는 출혈 등의 다른 원인이 없다면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위해 각 전문진료 분야에서 꾸준한 치료가 요구됩니다.
빈혈은 원인에 따른 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수혈이나 철분제 투여를 서두르는 것은 빈혈의 원인을 알기 어렵게 하고, 정확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급성 실혈에 의한 빈혈이 확실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인을 찾는 검사를 먼저 시행해야 합니다. 특히, 자가로 철분을 복용한 후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을 어렵게 할 수가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합니다.
음식만으로는 철결핍성 빈혈을 치료하기는 어렵지만, 식단에 신경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철분이 풍부한 음식, 육류, 닭고기와 생선 등의 섭취를 권장합니다. 또한, 철분의 섭취를 도와주는 동물성 식품임 계란, 우유, 콩 등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철분 및 각종 비타민이 많이 포함된 녹황색 채소, 과일, 당근, 미역 등을 매일 충분히 보충해 주면 좋습니다. 식사 후 1시간 이내에 커피나 녹차 등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은데, 이들 차에는 탄닌이 포함돼 있어 이것이 철과 함께 결합해 탄닌 철이 되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철결핍성 빈혈의 경우에는 대부분 수혈이 필요하지 않으며, 가능하다면 주사 철분제제보다는 경구철분제로 빈혈을 교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철분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면 어지러움, 피로 등 주관적으로 느끼는 증상은 치료 시작 후 1주일 내에 호전되며, 혈색소치는 2~4주부터 시작해서 2~3개월에 정상치까지 증가합니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철분제 복용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흔한데, 경구철분제는 약 6개월간 지속적으로 복용하여 저장철까지 보충해야 합니다. 철분제는 구토, 변비, 설사등의 위장관 장애를 일으킬 수가 있으며, 이런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알약대신 물약 등으로 복용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물약 등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장관 장애는 적지만, 철분함유량이 적기 때문에 효과가 늦게 나타나거나 장기간 복용해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알약으로 먼저 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글_김유리 교수(관동대학교 의과대학 명지병원 혈액종양내과)
<문의 : 혈액종양내과 031) 810-6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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