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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소아-청소년기 우울증

안청장 2009. 3. 10. 09:19

소아-청소년기 우울증

 

---- 증 례 -------
6개월 전부터 학습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학교생활 부적응을 주소로 소아정신과에 의뢰된 초등학교 4학년 승진이(가명)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상위권의 학습능력을 보이는 활발한 아이였다고 한다. 3학년 1학기에 아버지의 직장이동으로 이사와 함께 전학한 승진이는 전학 후 급우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산만한 학습태도를 보여 담임선생님에게 자주 벌을 받았고 그 이후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하였다. 4학년이 되면서 아침이면 학교에 가기 전만 되면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며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는 증상을 호소하였고 학교에 가서도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였다. 집에서도 엄마에게 짜증이 심하고 스스로 공부할 때는 안절부절 못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를 방문하였으나 신체적으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고 소아정신과 방문 권유 받아 의뢰되었다. 아동과의 상담 및 심리검사 상 아이는 심한 우울감이 관찰되었고 자신은 아무것도 못하는 멍청이, 쓰레기라고 표현하였으며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고 친구들은 자신을 괴롭히고 싫어하는 존재로 표현하고 있었다. 현재 소아정신과에서 우울증 진단 하에 약물치료 및 개인 놀이치료(심리치료) 시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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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잇달은 자살 사건으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꽤 흔한 정신과 장애의 하나인 우울증은 어린 아동과 청소년에서도 예외는 아니며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에 대한 언론 보도는 평소 우울증과 자살사고를 지니던 아동과 청소년에게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을 명심하고 자녀들을 비롯한 어린 학생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지녀야 합니다.
소아청소년기의 우울증은 성인기에서 보이는 우울증의 증상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집중력 장애, 부산스러움, 학업능력 저하와 더불어 두통. 복통과 같은 신체 증상 및 불안증세를 동반하고 학교 공포증, 등교거부, 부모에 대한 지나친 집착 등의 다양한 증세로 표현됩니다. 소아청소년들 중 10~15%는 우울증 증상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국내 역학조사에서도 6~17세 소아청소년기 우울증이 부모 보고에서는 약 2%, 자가 보고에서는 7.4%로 나타났으며 청소년이 초등학생보다 유병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이 소아청소년기 우울증은 부모가 자녀의 우울증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율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1980년도 이전까지만 해도 사춘기 이전 소아에서는 발달학적으로 우울증이란 것이 존재할 수 없다고 인식되어 간과되어왔으나 소아청소년기 우울증은 성인기와는 달리 가면성 우울(masked depression)라고 하여 과잉행동, 공격적 행동, 신체 증상의 표현, 청소년기의 비행, 알코올 남용, 게임 중독, 성적인 문란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고 알려지면서 소아청소년기 우울증은 최근 국내외적으로 관심 있게 다루어야 할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 소아청소년기 우울증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자녀가 우울증이 있는 경우 주변 사람들은 아이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여야 합니다. 우울한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는 조심스럽게 관찰과 더불어 아이의 기분상태를 잘 공감하고 조율한 후 아이와의 숨김없는 대화를 통해 주변의 심리적 스트레스나 우울증세를 촉발시킨 인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통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특히 아이가 자살을 시도했거나 자살하겠다고 하는 자살에 대한 생각을 표현할 경우 실제로 자살을 감행할 위험이 높으므로  곧 소아청소년 정신과 의사에게 데리고 가서 전문적인 상담을 해야만 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시켜 자살을 방지하는 동시에 정신과 의사의 지시에 따라 치료 받아 야 하며 비록 자살하려고 하지는 않더라도 우울증이 심각한 경우 (등교거부 및 학교 및 가족 관계의 문제 등) 입원시켜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아우울증은 무엇보다도 약물치료가 중요한데, 대표적 항우울제인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를 투여하고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동안 약물치료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소아기 조울증 (양극성 장애)의 첫 삽화가 우울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상당이 많으므로 우울증상을 보이는 소아청소년들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약물의 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소아 우울증과 소아 조울병은 치료 약물도 다르고 병의 경과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모들은 평소 자녀의 심리상태에 관심을 기울이고 행동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아울러 수시로 대화의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아이가 기분상태를 부모에게 잘 표현할 수 있는 가정 분위기를 만들어 놓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소아청소년 우울증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만성화될 가능성도 높지만 조기에 징후를 발견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충분히 완치될 수 있습니다.

 

글_천근아 교수(관동대학교 의과대학 명지병원 소아정신과)
<문의 : 정신과 031-810-6230>

 

 

※ 아동 우울증 자가진단 검사
1. 외롭다라는 말을 한다.
2. 잘 우는 편이다.
3. 자신이 나쁜 일을 저지를까 두렵다고 한다.
4. 완전벽이 있다.
5.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고 불평한다.
6. 남들이 자신을 해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7. 자신이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한다.
8. 신경질적이고 예민하다.
9. 겁이 많다.
10. 자의식이 강하고 쉽게 무안해 한다.
11. 남을 의심한다.
12.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슬퍼한다.
13. 늘 걱정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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