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무서운 질병’, 치매의 또 다른 말이다.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암과 심혈관 질환보다 치매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속하게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내 치매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50년에는 치매 환자수가 271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에 의료기관들은 증가하는 치매 환자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그중에서도 '치매' 분야에 특화돼 있는 서남의대 명지병원의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서남의대 명지병원은 2013년 2월 민간병원 최초로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을 출범시키며 ‘백세총명학교’ 등 다양한 치매 관리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지난 7월부터는 경기도광역치매센터를 수탁 운영 중이다.
데일리메디는 김우정 경기도광역치매센터장(서남의대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을 만나 국내 치매 사업의 현주소를 돌아봤다.
“치매 환자 1/3은 치료시기 놓쳐”
김우정 센터장은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광역치매센터가 2014년 5월 경기도민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치매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인의 70%는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센터장은 “치매 친화적 환경(Dementia Friendly Society)를 조성해야 한다”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치매 친화적 환경은 치매가 발병해도 살던 동네와 집에서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가족들과 함께 이어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치매 환자 1/3은 치료시기를 놓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교에서부터 아이들에게 '치매란 어떤 것이다'를 교육해 전 국민이 치매에 대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일본에서 치매를 '인지증'으로 바꿔 부르는 것처럼 용어 변화 작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족한 인력 및 예산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는 광역치매센터뿐만 아니라 각 자치구 치매지원센터를 통해 활발한 의료서비스를 제공 중이나 다른 시·도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 전국 보건소에 치매상담센터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치매 유병률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치매 전문인력 육성도 필요“
서남의대 명지병원은 지난 7월부터 경기도광역치매센터를 3년 간 수탁 운영하게 되면서 경기도의 중장기 치매관리사업을 계획, 시행하고 있다.
그는 “치매 조기발견을 위해 60세 이상 노인 인구 210만 명 중 40%에 해당하는 30만명을 대상으로 치매 고위험군 선별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2018년까지 20% 검진 완료가 목표”라고 말했다.
치매 전문인력 육성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센터장은 “치매 치료약물과 인지재활, 치매환자 및 가족에 대한 사례관리, 상담방법 등을 주제로 한 교육을 꾸준히 제공할 것”이라며 “전문 인력들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명지병원은 그간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치매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대표적인 ‘백세총명학교’를 비롯해 노인의학센터를 중심으로 치매 노인 주간보호센터와 협약을 맺고 치료 및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에서 요구도 높은 내용을 파악해 국가치매관리종합계획과 부합하는 방향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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