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 - 박현진 기자
<인터뷰>- 네팔의료캠프 양준영 봉사단장(서남의대 명지병원 교수)
"짧은 치마 입은 송혜교는 없지만 환자사랑 한가득"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시작하고 늦게까지 진료했지만, 몰려드는 환자들을 다 돌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네팔에 지진이 일어난 지 이미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대로 복구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최근 ‘한국-네팔 공동 의료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3월 18일부터 25일까지 네팔의료캠프를 다녀온 서남의대 명지병원 양준영 봉사단장(노인의학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1년 지났지만 치료 손길 기다리는 환자 많아
양준영 단장(명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34명의 모든 봉사단원들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했다”며 “돌라카는 두 번째로 피해가 큰 지역으로 아직은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도로를 걸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특히 제대로 된 진료 공간조차 확보하지 못해 작은 건물을 빌려서 치료소를 차리다 보니 진료에 어려움이 더 컸다.
실제로, 돌라카 지역은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132km 떨어진 곳으로, 지난해 지진으로 마을 87%의 주택이 완전히 무너졌고 크고 작은 의료 관련 시설 53개 중 51개가 피해를 입었다.
그는 “진료 시설은 물론 숙소도 열악해 단원들이 고생이 많았다”며 “해발 1900미터의 고도에 숙소에는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 샤워는 물론 씻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낙 피해가 컸던 지역인 만큼 치료를 받기 원하는 환자도 많았다. 이 때문에 봉사단원들은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던 것.
캠프 기간 중 4,000여 건 진료 시행
양 단장은 “의료캠프는 진료가 시작되기 전인 새벽 5시부터 진료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인근 진입로가 꽉 막힐 정도였다”며 “의료봉사단은 의료캠프 기간 중 모두 4,000건에 달하는 진료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의료봉사단원들은 제대로 식사를 챙기거나 할 여유도 없었다는 것.
양 단장은 “사실 의료봉사 현지에는 태양의 후예에서 나오는 송혜교 같이 짧은 치매를 입은 의사는 없다”며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워낙 급한 환자가 많아 빨리 빨리 대처하려면 짧은 치마나 바지는 현실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재난을 겪은 지 1년이 지났지만 복구는커녕 환자들이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네팔의 현실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네팔 정부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양 단장은 “네팔에 의사나 병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돈이 없어서 못갈 뿐”이라며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네팔의 경우 정치 불안정으로 의료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평등하게 분배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 결국 다른 나라들에서 재난구호금 등이 지원되더라도 실제 피해자들에게 잘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직접적인 구호활동이 중요하다.
양 단장은 “현장에 도착해보니 지진 사태 때 입은 외상을 그대로 방치, 당장 수술을 받지 않으면 다리나 팔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도 있었다”며 “특히 어린이들은 영양결핍과 위생 불량으로 인한 피부질환이 많았고 기생충으로 인한 복통 그리고 요도염, 감기가 부지기수였다”고 말했다. 그만큼 상황이 열악했다는 것이다.
젊은 봉사단원, 힘든 환경에도 밝은 얼굴로 진료
의료봉사단은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모두 25건의 외과 수술을 시행했다. 탈장과 손목결절종 제거수술, 지방종 제거수술, 농양 제거수술 등을 시행했는데, 60대 후반의 노인은 5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버스를 타고 와서 탈장 수술을 받았으며, 70대 할머니가 팔에 농양이 가득 차서 자칫하면 뼈로 전이될 수 있는 상황에서 농양 제거수술을 받기도 했다.
양 단장은 “워낙 환자들이 몰려들다 보니 어린아이와 부녀자들을 우선으로 진료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당장 생계와 피해 복구를 위해 나서야 할 남자 어른들을 위한 진료시간이 부족해 많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그는 봉사 활동 중 봉사팀에게 가장 강조한 것이 네팔인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줘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소회했다.
양 단장은 “너무 비참한 환경이고 초라한 사람이 많이 온다”며 “봉사팀에 젊은 사람들이 많아 실수로 그런 사람들 마음에 상처를 줄까봐 걱정했다. 하지만, 오히려 더 잘해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현장에서는 너무 바쁘고 힘들지만 돌아보면 다시 가고 싶다”며 “우리의 활동에 대해 너무나도 감사하는 마음을 그대로 느껴져 보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강신문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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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건강정보신문인 ‘현대건강신문’에서 양준영 교수를 단독으로 인터뷰하여, 기사화한 것입니다. 본 기사는 인쇄신문과 함께 온라인 신문(http://www.hnews.kr)dptjeh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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