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환자가 되어보는 ‘역지사지 운동’ 펼쳐
관동대 명지병원, 1일 환자 체험 프로그램 운영
의사, 간호사, 검사 및 수납직원 등 전 직원 참여
“3시간 기다렸다가 3분 진료”라는 대학병원의 오명을 씻기 위해 의사가 환자가 되어 하루 동안 환자의 입장을 체험해보는 의미 있는 운동이 한 대학병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새로운 경영진을 맞아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관동의대 명지병원이 고객을 향한 최고의 서비스 실천운동에 적극 나서며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 신임 이왕준 이사장 취임 이후, 변화와 혁신 운동을 펼치고 있는 명지병원은 최근 서비스 향상을 다짐하는 아침 음악조회를 시작한데 이어 8월 1일부터는 교수를 비롯한 직원이 환자가 되어 하루 동안 환자의 입장을 체험해보는 일명 ‘역지사지(易地思之)운동’이라고 이름 붙여진 “1일 환자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1일 환자 체험 프로그램”은 진료를 담당하는 교수를 비롯하여 간호사, 검사실 직원, 접수와 수납을 담당하는 원무팀 직원, 행정직원 등이 환자를 맞이하는 입장이 아닌 반대의 입장인 환자로서 하루를 살아가는 것으로 환자와 보호자가 느끼는 불만과 불편함을 체험하며 스스로 개선점을 모색하고, 이를 실제 환자를 대하면서 몸소 실천하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교수 120명을 비롯하여 전 직원이 하루에 4명씩 순차적으로 모두 참여하게 되는데 특히 환자를 맞이하고 치료하는 주체인 의사인 교수들도 모두 참여하여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자세한 설명과 성의 있는 치료해야겠다는 마음을 스스로 갖도록 하고, 환자들로부터 너무 권위적으로 비춰지는 모습에 대한 반성의 기회도 갖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오전 8시 전날 환자체험 대상자로 통보받은 교수 등 직원 4명이 가운이 아닌 평상복 차림으로 병원을 찾아 현관에서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고 고객들에게 다짐하는 직원들의 아침 인사를 받고 접수창구로 가서 순서표를 뽑고 기다리는 것으로 시작 된다. 순서가 되면 접수와 수납을 하고 해당 외래 진료과로 가서 진료를 받게 되는데 이 때 당일 접수 환자이기 때문에 예약환자에 밀려 대기시간은 짧게는 10분부터 1시간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기다림 속에 5분 남짓의 진료를 받고 채혈 및 x-ray 등 각종 검사 처방에 따라 또다시 수납 절차를 거친후에 검사를 받고, 담당 교수에게 검사결과에 따라 입원 결정을 받고, 수속을 밟아 병실에 입원하게 된다. 병실에서는 담당 의사의 처방에 따라 각종 검사와 처치를 받고 일반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입원생활을 하다가 오후 5시 퇴원 처방과 함께 퇴원을 하게 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1일 환자 체험 참가자들은 환자의 입장에서 체험하기 위해 직원으로서의 배려 및 편의가 일체 배제된 상태에서 생활하게 되며 체험 기간 내내 일반 환우들과의 대화를 통해 병원 이용 시 느끼는 애로사항과 불편 및 불만족 사항들을 청취하여 설문지에 작성해야 한다.
명지병원은 직원들이 체험하면서 느낀 고객 불편 및 불만족 요소를 모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평상시 근무 매뉴얼로 정해 직접 실천토록 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진료부원장 김형수 교수(정형외과 과장)는 “특별한 배려 없는 환자로서 하루를 보내다 보니 진료를 위해 이렇게 많은 절차를 거치고 오랜 시간을 기다리면서 환자들의 불편함을 몸소 깨닫게 되었고, 그동안 나름대로 고객중심의 진료를 해왔다고 자부했던 것이 환자 입장에서는 크게 부족하게 느껴 앞으론 좀더 쉬운 말로 자세하게 설명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체험 소감을 밝혔다.
이 프로그램을 제안한 이왕준 이사장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결코 눈높이 서비스가 불가능 하다는 생각에서 이 프로그램을 계획하게 됐다”며 특히 “환자 진료의 핵심인 교수직의 적극적인 참여로 실질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고객중심의 병원으로 한 발 앞서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명지병원은 고객중심의 업무프로세스 정착을 위해 8월 1일부터 오전 8시30분 외래진료 시작하기, 엘리베이터 이용 자제하기, 원내 전지역 금연, 전직원 월례조회 개최, 빠르고 정확한 원내 커뮤니케이션 통로 확보를 위한 주간 소식지 ‘명지파발’ 및 ‘메디컬명지’ 창간 등 제2의 개원에 임하는 자세로 변화와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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