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투명한 공개가 2차감염 방패막"
신종플루 거점치료병원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
최은미 기자 | 2009/09/16 08:25 <머니투데이>
"모두 공개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는게 2차 감염을 막는 길입니다"
대구의 한 신종플루 거점치료병원에서 다른 질병으로 입원해 있던 환자가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실이 잇따라 알려지며 병원내 2차감염에 대한 입원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정부는 실태조사 점검을 통해 인프라가 마련돼있지 않거나 준비가 부족한 21개 거점치료병원을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명지병원은 신종인플루엔자 거점치료병원에 선정된지 5일 만에 대응진료본부를 출범시켰다. 신관 1층에 독립된 진료공간을 확보, 신종플루 대응 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신종플루 감염자를 치료하는 병원이라고 입구부터 써 붙여놓은 셈이다. 자신감의 원동력은 시스템이다. 신종플루에 감염됐거나, 의심돼 이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성인과 소아청소년으로 분리된 진료센터에서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24시간 받을 수 있다.
진단결과 입원치료가 필요할 경우 별도 비상구를 통해 전용엘리베이터를 이용, 일반인이나 다른 환자들과 접촉하지 않고 병원 5층에 마련된 격리병동으로 옮겨진다. 의심환자를 철저하게 치료하고 2차감염은 막는 이중, 삼중 방패막을 마련해놓았다.
사실 이 이사장이 처음부터 신종플루 환자 진료에 이렇게까지 나설 생각은 없었다. 거점병원에 지정된 후 주말을 보내고 출근해보니 병원이 '발칵' 뒤집혀 있었다는 것. 그는 "주말 사이 신종플루 감염자가 병원에 왔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입원환자들이 퇴원하겠다며 항의하는 것은 물론 환불해달라, 혹시 감염됐을지 모르니 검사해달라는 등 난리가 났었다"며 "이럴바에야 정면대응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3일 간 의료진을 비롯 전 직원이 신종플루에 대해 속속들이 숙지할 수 있도록 교육시킨 후 교육 내용을 문건으로 만들어 병원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돌렸다. 이와관련 이 병원에는 매일 신종플루 의심증상을 호소하는 100여명의 환자들이 찾아온다.
의료진과 직원, 환자, 보호자 등 병원 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스크도 무료로 배포, 착용하도록 했다. 마스크는 매일 2000개씩 소비해 한달에 600만원 가량 들지만 안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발빠른 조치는 다른 병원들의 모범사례로도 꼽히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방문해 입원환자들을 격려하고 돌아갔으며, 8일에는 전국 거점치료병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관리방안에 대해 교육하기도 했다.
대한병원협회에서 신종인플루엔자 대응본부 상황실장을 맡고 있기도 한 이 이사장은 "일선의료기관들이 신종플루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는 만큼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달라"며 "신종플루는 악화되는 것만 막으면 일반 독감수준에서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만큼 의료기관을 믿고 따르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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