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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마음의 감기

안청장 2008. 3. 24. 15:04

◇시즌 포커스_봄철 우울증

 

새로운 환경적응에 대한 부담이 주는 ‘마음의 감기’

 

계절이 바뀔 때만 되면 까닭 없이 외롭고 우울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흔히 '계절을 탄다'고 말합니다.  이른바 '계절성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입니다. 실제 최근 한 취업 전문포털 사이트가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이런 증후군을 갖고 있습니다고 응답했습니다.
계절성 우울증의 특징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특히 태양광선의 양과 관련이 깊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증상이 우리가 아는 소심하고 우울한 성격의 사람에게서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일반인의 10∼20%가 가벼운 계절성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이 증상에 잘 걸리는 유전적 성향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여성이 감성적으로 주변 환경에 민감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중년층 주부들이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낮에 태양 광선인 햇볕을 쬘 시간이 적은 교대 근무자에 많이 발생합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감정적 행위나 정서를 담당하는 머릿속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 이상으로 계절성 우울증이 온다고 봅니다. 봄철에 우울증이 심해지는 이유는 정신을 안정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줄어드는 대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늘기 때문입니다. 세로토닌, 멜라토닌과 같은 호르몬 분비는 햇볕, 즉, 태양광선 양과 관련이 깊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봄철에 모든 직장이나 학교가 시작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겪는 적응 문제가 이런 우울증을 촉발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중요한 인자이기도 합니다.
기분이 우울해지고 힘이 없으며 쉽게 피로해지는 것은 일반 우울증과 같습니다. 불면증을 겪게 되는 일반 우울증과 달리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잠이 너무 많이 와서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밥맛이 없어지는 우울증과 달리 계절성 우울증은 오히려 식욕이 왕성해져 살이 찌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치료는 매일 일정 시간 동안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이른바 ‘광선요법’과 항우울제 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다소의 우울감을 경험하는 경우, 낮 동안 바깥 활동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적어도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어줍니다. 햇볕을 쬐면 비타민D가 생성돼 뇌 속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합니다.
생활환경을 바꾸고 음식 섭취에 변화를 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방안의 불빛을 아주 밝게 하는 게 한 예. 낮엔 커튼을 걷어 빛이 들어오도록 하고, 의자는 창문 쪽을 볼 수 있도록 배치합니다.
아울러 비타민C가 많은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합니다. 뇌신경계를 유지해주는 이노시톨이 풍부한 옥수수, 콩 등을 즐겨먹는 것도 한 방법. 인삼은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됩니다. 자스민, 라벤더 향을 맡거나 허브차를 마시는 것도 유익합니다. 우울증은 흔히 정신력이 약해서, 혹은 소심해서 걸리는 걸로 잘못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증은 마음이 약해서 걸리는 병이 아니고 누구라도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합니다. 우울증 약도 중독성과 부작용만 있고 치료효과는 없다는 선입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발달한 과학으로 인해 우울증은 약물로도 상당한 70% 이상의 효과를 보여 심각한 우울증에는 약물치료가 중요합니다.
평소 먼저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한 신경정신의학회에서는 평소의 정신 건강을 위한 몇가지 팁을 제시하였습니다. 이에 기초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정신건강을 위한 팁
1. 긍정적으로 세상을 본다 - 동전에 양면이 있습니다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2.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 생활에 활력이 됩니다.
3. 반갑게 마음이 담긴 인사를 합니다 -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성공의 바탕이 됩니다.
4. 하루 세 끼 맛있게 천천히 먹는다 - 건강의 기본이요 즐거움의 샘입니다.
5.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 핏대를 올릴 일이 없어집니다.
6. 누구라도 칭찬합니다 - 칭찬하는 만큼 내게 자신이 생기고 결국 그 칭찬은 내게 돌아옵니다.
7. 약속 시간엔 여유있게 가서 기다린다 - 오금이 달지 않아 좋고 신용이 쌓입니다.
8. 일부러라도 웃는 표정을 짓는다 - 웃는 표정만으로도 기분이 맑아집니다.
9. 원칙대로 정직하게 산다 - 거짓말을 하면 죄책감 때문에 불안해지기 쉽습니다.
10.때로는 손해 볼 줄도 알아야 합니다 - 당장 내 속이 편하고 언젠가는 큰 것으로 돌아옵니다.

글_구민성 교수(관동의대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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