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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응급실 체계적 지원 시급...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안청장 2017. 1. 17. 08:26



[감염병 위기대응 선진화...]

병원 응급실 체계적 지원 시급

방역최전선 '병원만의 사투' 정부 공조 절실

발행일 2017-01-17 





병상간 거리 확보, 음압격리병상 설치 등 각종 전염병 예방에 노력하고 있는 고양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출입구에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출입문이 설치돼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도내 7개센터 시설기준 강화 - 자체 예산 '이중삼중' 통제 

음압병실 별도 화장실 설치 - 의료진 보호 시스템도 마련 


시설 갖춘곳 의료수가 보장 - 일반 병원들은 취약한 구조 

"예방정책 수익 보전 먼저" - 감염병 정보공개·공유 중요 


16일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출입증 없이는 응급센터를 들어갈 수 없었다. 가족을 비롯해 외부인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바로 앞에 이전에 없던 '환자 분류소'가 눈에 띈다. 열 감지 카메라가 있는 입구에서부터 환자의 중증도, 감염여부 등을 파악해 환자를 분류하는 것이다. 호흡기 질환 등 공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질병이라고 판단되는 환자가 응급센터를 찾으면 분류소 우측에 위치한 음압격리병상에 배치된다. 


특히 센터 안에는 음압격리병상 외에도 일반격리병상이 있는데 모두 1실 1병상으로 구성돼 있고 일반 병상도 1.5m 이상 넓은 간격으로 벌려 배치됐다. 메르스 사태 이전, 응급실 안 병상들이 다닥다닥 붙어 얇은 커튼으로만 구분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사태 이후 방역 최전선에서 악전고투하던 병원들이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정부와 달리, 경기도내 권역응급의료센터들은 자체 예산을 투입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도내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북부에 2곳, 남부에 5곳으로 총 7곳. 응급의료에 관한 법 개정을 통해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시설기준을 강화했다. 이중문 구조의 음압병실 안에는 별도의 샤워실, 화장실이 설치됐고, 병실 옆 또 다른 출입문을 열자 의료진이 보호복을 벗을 수 있는 별도의 탈의실과 샤워실이 있었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 응급실의 출입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급속하게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에 대한 교훈이다. 당시 의료진 등을 포함해 병원 종사자가 전체 확진자의 21%를 차지하기도 했다.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김인병 교수는 "이곳은 의료진들만 출입하는 통로로 환자 간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진료 뒤 보호복은 벗고 샤워까지 마치고 다시 응급센터로 돌아간다"며 "또 다시 메르스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그 동안 일선 병원들은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병원 자체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완비한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일반 응급실보다 더 많은 의료수가가 보장된다. 정부는 지키지 않는 병원을 벌하는 대신, 상으로 독려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응급센터를 제외한 일반 병원은 여전히 감염병에 취약한 구조다. 음압병상을 비롯한 각종 감염병 예방시설의 설치비용 뿐 아니라 운영비용도 만만치 않아서다.  


보건의료노조 나영명 정책실장은 "공공의료가 10%뿐이고 민간의료가 대부분인 우리의 특성상 예방정책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예산을 투입해 수익을 보전해줘야 병원들이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주대 감염내과 임승관 교수는 감염병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자유로운 공유를 강조했다. 임 교수는 "해외유입바이러스의 전파가 빠른 이유는 우리가 잘 모르기 때문인데, 감염병 전파를 통제하기 위해선 시민에게 감염병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고체계 강화 등 강제적 수단도 필요하겠지만, 정부가 나서 의료진들이 신종감염병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자유롭게 토론하고 의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데이터를 축적해 가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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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영·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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