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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치매에 대해 듣습니다 - 명지병원 치매진료셎터장 한현정교수

안청장 2016. 3. 30. 15:22

 

 

특별기획_백세총명 가족교실

 

여러분의 기억력은 안녕하십니까?

치매진료센터장 한현정 교수가 들려주는 치매이야기

 

 


Q) 기억력 저하 등 경도인지장애란 무엇인가요?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수개월이상 지속적 저하되어 있으나, 일상생활은 혼자서 독립적으로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실제 신경심리검사 결과 비슷한 연령과 교육수준의 정상인에 비해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집니다. 그러나 은행 일을 본다든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목적지를 간다든지, 가전제품을 이용하는 가정 일을 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수행해 나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6-18% 정도가 1년 내에 치매로 이행할 확률이 있으므로, 이런 환자분들은 치매 예방치료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Q) 나이에 상관없이 물건을 잃어버린다거나 약속을 잊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보통 할 일이 많고, 바쁘거나 수면이나 휴식을 적절하게 취하지 못하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종종 실수를 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만일 자동차 열쇠나 지갑, 서류등과 같은 물건을 두고 처음에는 찾지 못하지만, 가만히 잘 생각하면 어디에 두었는지 알아 낼 수 있다면 치매보다는 건망증에 가깝습니다. 친구와의 약속이나 집안의 행사가 있었는데 깜빡 잊고 있는데, 주위에서 일러주었는데도, 기억이 잘 나지 않으면 건망증보다는 치매에 의한 기억력 장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치매는 다른 질환과는 달리 가족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고통을 주는 질병인데요. 치매는 늙으면 걸릴 수 있는 노화현상인가요?

나이가 들면서 보통 여러 영역의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떨어지면서 나타나는데요. 치매는 보통의 나이보다 더 점진적으로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려워진 상태를 말합니다. 초기증상으로는 기억력 저하가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지만, 길 찾기 장애나 언어기능 손상 또는 실행증 등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기억력은 특징적으로 오래전 기억은 비교적 생생한데 비해 며칠 전이나 1~2주 전에 있었던 일이 기억이 잘 안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길 찾기 장애는 잘 다니던 길이 갑자기 낯설어지고, 혼자서 어디를 찾아가는 것이 자신이 없어지거나 목적지 근처에 가서도 찾지 못해서 헤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 중에 평소에 사용하던 단어가 금방 떠오르지 않고 물건의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거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가전제품이나 가재도구의 이용이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등과 같은 증상들이 치매의 전조증상일 수 있습니다.

 

Q) 치매가 걸렸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도 궁금한데요. 뇌의 구조와 치매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가장 뚜렷한 변화는 뇌위축과 뇌실 확장입니다. 정상적인 뇌는 보통 1300-1500g 정도로 두개골 안에 여러 고랑을 형성하여 작은 공간에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데요.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에서는 기억력과 학습의 중추인 해마와 측두엽 안쪽 및 앞쪽 뇌의 부피가 줄어들어 작아지면서 안쪽에 있는 뇌실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되는데, 치매가 진행됨에 따라 두정엽과 전두엽등도 작아지고 위축되게 됩니다. 또 기억력 저하에 비해 성격변화나 감정조절에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전두치매의 경우는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이 작아지고 위축이 먼저 오게 됩니다. 이와 같이 뇌가 작아지고 줄어들면서 뇌신경세포 가지 수가 적어지고 신경세포 간에 연결도 줄어들게 되어 결국에는 뇌기능 저하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Q)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한가요?

매우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가장 많은 형태는 점진적으로 뇌 위축이 진행되어 생기는 퇴행성 변화에 의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알츠하이머병이고, 그 외에 전두측두치매, 파킨슨병 치매 및 루이 치매 등이 있습니다. 미국 등 서구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과 연관되어 발생하는 혈관치매의 빈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이외에도 뇌수두증이나 뇌종양, 뇌 외상등도 치매의 원인이 될수 있고, 갑상선 호르몬이상, 신경매독을 포함한 뇌 감염성 질환 및 비타민등 영양결핍등도 치료 가능한 치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걸리기 쉬운 사람이 따로 있을까요?

알츠하이머병 치매가 조기 발병되는 가족형 유전성을 갖는 경우는 전체의 10%, 10명중에 1명 정도입니다. 10명중 9명은 특별한 가족력이 없어도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알츠하이머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65세 이후에 5세 증가 할 때마다 2배 정도 위험이 높아지고, 80세 이상 이면 40~50% 정도에서 치매의 위험이 있지요. 또 여성이 남성보다 1.3~1.5배 치매의 위험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마도 여성의 평균수명이 더 긴 영향도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치매가 걸릴 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신활동을 꾸준히 왕성하게 하고 두뇌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긍적적인 효과가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외에 혈액검사로 측정하는 아포단백질 유전형이 있는데, 여기에 4번 형질을 가질 경우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 외는 뇌손상을 반복해서 받거나 10~15분이상 의식을 잃을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게 되는 경우, 우울증을 앓았던 병력이 있으면 치매의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Q) 남성분들 중 정년퇴직 후에 치매가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가요?

정년퇴직 자체와 치매와의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는 않습니다만, 60세 전후의 나이에 직장에서 바쁘게 생활하다가 갑자기 어느 순간에 할 일이 없어지게 되니 두뇌활동이나 육체적인 활동도 줄어들게 되고, 사람을 만나는 횟수도 감소하여 사회적인 자극도 현저히 감소하게 됩니다. 이런 모든 영향들이 두뇌활동과 뇌로 가는 혈류 저하를 초래하게 되고, 이런 기간이 길어지면 치매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러니까 간접적인 영향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치매가 다른 질병의 영향을 받기도 하나요?

물론입니다.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도 열이 난다거나 염증이 동반되면 갑자기 치매증상이 악화되기도 하고, 탈수나 영양결핍 등으로 인해 뇌기능 악화를 보이기도 합니다. 혈관치매의 경우는 뇌경색이나 뇌출혈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과도한 음주 등에 의해 유발되거나 악화되는 경과를 보입니다. 그 외에도 뇌에 충격이나 외상으로도 치매증상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Q) 치매를 진단할 때 병원에서는 어떤 검사와 진단법을 사용하고 계시나요?

일단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 및 보호자분들을 대상으로 병력청취 및 신경학적 진찰을 하게 되구요. 실제로 어느 정도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이 저하 되었는지 알기위해 신경심리검사를 하게 됩니다. 간이 정신상태 검사 및 일상생활척도, 우울증 척도, 행동심리 증상에 관한 척도 검사를 시행합니다. 그리고 뇌에 위축이나 혈관성 병변을 진단하게 위해 뇌전산화 촬영이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하고, 갑상선등 호르몬이나 비타민 결핍과 신경 아포단백질 유전형을 알기위한 혈액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그 외에 선별적으로 뇌 포도당 대사를 보는 뇌 페트검사나 뇌스팩트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Q) 치매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일 텐데요. 보호자가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생활수칙 같은 것이 있을까요?

우선적으로 술과 담배를 끊고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운동은 약간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걷거나 유산소 운동이 좋으며 하루에 30-40분 정도 매일하거나 1시간 정도 일주일에 3-4회 하시면 적당합니다. 그리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을 철저히 조절하고 체중조절을 같이 하시구요. 일상생활에서 기억력 향상을 위한 자기노력을 해야 하는데, 독서, 바둑, 장기 글쓰기, 악기연주, 춤추기, 뜨개질 등 본인에게 알맞은 취미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서 뇌를 자극하고 훈련해야 합니다.

특히 항산화 효과가 많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나 견과류, 등푸른 생선 등으로 균형 맞춘 식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뇌를 자극하기 위하여 인지훈련 프로그램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인지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동작치료 등으로 재미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 되어있는 곳이 많습니다. 명지병원도 덕양노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백세총명학교가 있으며, 명지병원 내에서도 인지클리닉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훈련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Q) 건강하고 품위있는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선 평소에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평소에 생물학적인 나이는 잊고, 매사에 긍적적인 생각을 갖고 활기차게 생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오래전부터 해왔던 취미나 특기가 없더라도 새로 도전해 본다는 생각으로 컴퓨터나 악기 연주, 댄스 등에 도전을 해보시거나,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가입하셔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상을 찾아나가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요?

치매는 본인 스스로 긍정적 사고와 철저한 건강관리로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만큼 가족들 또한 겪는 고통이 아마도 환자보다 더 심할 수 있겠지요. 치매로 진단 받은 이후, 가족들이 어떻게 케어 해야 하는지, 공부하고, 알아야만 치매를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오는 3월 11일에 열리는 명지병원의 ‘백세총명 가족교실’에 꼭 참석하셔서, 질 높은 케어를 할 수 있도록 배우고, 음악, 인지, 미술치료교실에 직접 참여해보신 후, 집에서도 응용하여 적용해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_ 한현정 교수(서남의대 명지병원 신경과, 명지병원 치매진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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