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 사는 행복

삼락이야기

케냐 나이로비 - Smile, You’re in Kenya

안청장 2008. 4. 16. 13:10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 - Smile, You’re in Kenya



-잠보 아프리카, 잠보 케냐!

요하네스버그를 출발한 비행기가 케냐를 향하던 중. 갑자기 비행기 뒷자리에서 ‘우와~’하는 탄성이 파도처럼 앞으로 밀려온다. 창밖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만년설을 하얗게 뒤집어 쓴 산이 아프리카 중심에 우뚝 서있다. 시선을 압도하는 그 웅장함과 놀라움이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승무원에게 묻는다. “저게 뭐죠?” “킬리만자로. 관광 비행을 하니 내릴 때 팁 챙기세요.(웃음)” 광활한 아프리카에서 만난 아프리카의 심장 ‘킬리만자로’의 만년설만한 가슴 터질 듯한 감동이 또 있을까.

비행기는 선회해 다시 한번 여행객들에게 킬리만자로의 감동을 선물한다.

-나이로비 공항에서 ‘청혼’을 받다

케냐 나이로비공항에 사뿐히 비행기가 내린다. 한국에서 아프리카까지 홍콩과 요하네스버그를 경유해 20여 시간을 쉬지 않고 날아왔더니 비행 끝의 안착이 그리도 반가울 수가 없다.

동아프리카 최대 관문도시인 케냐. 비행기를 나서는 순간 ‘Smile, Because You’re in Kenya’라는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항 밖 아프리카의 하늘이 보고 싶어 발걸음을 재촉한다. 상상했던 그대로 하늘이 파랗고 뭉게구름이 둥둥 떠다닌다. 아프리카 하면 으레 더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해발 1,700m 케냐고원의 바람은 꽤 상쾌하다.

일행이 짐을 찾는 동안 나이로비공항의 한 직원은 황당한 ‘청혼’을 해왔다. 노란색 공항 유니폼을 입은 흑인 청년은 “아프리카에는 처음 온 건 가요?”하고 말을 걸었다. “미혼이면 아프리카 남자는 어때요, 혹시 아프리카 사람과 결혼하고 싶나요? 나는 동양에 가서 살고 싶어요. 연락처를 줄래요? 오늘 어디서 묵지요?”라며 물어온다.

알고 보니 요즘 일본인 여행객이 늘면서 케냐의 젊은 청년들과 결혼을 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단다. 일본 여자와 결혼을 하면 일종의 신분상승이 가능해지는 셈이라나. 그러나 가난의 탈출구가 동양여자와 결혼하는 것이라니, 젊은 청년의 진지한 농담이 아프리카의 현실을 전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앞선다.

-‘빨리 빨리에는 행운이 깃들지 않는다’

아프리카는 여행은 처음부터 호락호락하지 않다. 모두 10명인 우리 일행 중 3명이나 짐이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아프리카 여행에서 짐을 잃어버리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출발 전에 2, 3일분 속옷과 갈아입을 옷, 양말과 간단한 세면도구 등은 손가방에 따로 챙기는 것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행방불명된 트렁크들은 다행히 3일째 밤 주인 품으로 무사 귀환했다).

공항에서 15km 떨어진 나이로비 시내로 향한다. 안내를 맡은 ‘사랑아프리카’의 김충학 사장이 케냐여행시 주의해야 할 점을 전한다.

“나이로비는 ‘차가운 물’이란 뜻이지만 그와 달리 수돗물 관리가 안 돼 그냥 마시면 배탈이 날 위험이 있습니다. 여행 중에는 가능한 생수를 마시는 게 좋습니다. 못살고 가난한 나라다 보니 손을 타는 경우도 있어 개인 소지품은 각별히 주의하세요. 참, 말라리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기를 통해 말라리아가 전염되는데 고지대라 일정 중 모기를 볼 일도 거의 없을 겁니다.”

케냐여행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인내’다. “세상에 바쁠 게 없는 이 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는 ‘하라까 하라까 하이나 바라까(Haraka haraka haina baraka, 빨리 빨리에는 행운이 깃들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습니다”라며, 빠른 것이 미덕인 한국에서 날아온 우리에게 조급함을 잊어야만 진정한 아프리카를 만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숲과 빌딩에 둘러싸인 나이로비

나이로비는 생각보다 현대적인 모습의 도시다. 큰 빌딩이 즐비한 나이로비 중심가는 인근 공원들과 어우러져 있다. 가끔 현대자동차, LG와 같은 한국기업 간판도 보인다. 또 케냐의 국화인 보랏빛 자카란다 꽃이 질 때를 잊고 이방인을 반기고, 나무 위에 까맣게 내려앉은 거지새들은 왠지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매연이 심한 시내 중심가에 들어선다. 커다란 가로수와 공원들 사이로 높은 빌딩들이 솟아 있다. 세계적인 체인호텔들과 대통령궁, 국회의사당, 시청, 경찰청 등 주요 기관 건물들이 한자리에 자리했다. 이 중 독특하게 생긴 국제회의센터는 나이로비에서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 치안이 좋지 않은 나이로비에서는 무장한 경찰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보완 문제 때문에 사진을 찍다 걸리면 경찰들의 저지를 받는다고. 우리가 도착한 다음날, 나이로비에서는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릴 참이어서 도시가 분주하다. 케냐 선수들은 신체조건이 뛰어난 데다 해발 2000m 고지에서 훈련을 해 폐활량부터가 다르다. 그보다도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 이들을 죽기 살기로 달리게 한단다. 한국에서 ‘축구’가 국민 스포츠라면 케냐에서는 ‘마라톤’에 전 국민이 울고 웃는 셈이다. ‘케냐 1등이 세계 1등’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저녁 메뉴는 ‘타조, 얼룩말, 악어…’

아프리카에서의 첫 숙소는 한국 파라다이스그룹이 운영하는 ‘사파리파크호텔’. 나지막한 별장처럼 지어진 이곳은 호텔이라기보다 정원이 아름다운 공원 같다. 한국 기업이 운영하다 보니 한국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풍겨난다. 특히 서양식 뷔페 사이에 자리한 김치가 반갑다. 아프리카에 와서 아침으로 미역국에 김치를 먹을 줄이야….

반면 저녁 메뉴로 나온 야생고기 바비큐 ‘야마초마’는 그야말로 아프리카다운 요리다. 직원들이 직접 꼬챙이를 들고 다니면서 달궈진 쇠판에 고기를 얇게 썰어 주는데,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는 물론 타조, 얼룩말, 악어처럼 익숙하지 않은 야생동물의 살점들도 음미해 볼 수 있다. 바싹 익은 고기가 텁텁하니 가지각색의 소스를 얹어 먹거나 이 지역 명물인 투스카맥주를 곁들이면 그 맛이 더욱 좋다.

오후 9시부터 식당에서 펼쳐지는 ‘사파리 파크 캣츠’ 공연도 볼 만하다. 늘씬한 아프리카 미남미녀들이 케냐 전통 춤과 현대식 춤을 절묘하게 조합시킨 춤과 멋진 곡예 솜씨로 여행객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한다.


▲케냐는?

-영국서 독립한 흑인 기독교국가

동아프리카 허브인 케냐는 면적이 56만9,259km2로 한반도의 약 2.6배 크기다. 인구는 3,471만 명이고 주요 도시로는 수도 나이로비(인구 135만명)와 몸바사(47만명) 등이 대표적이다. 키쿠유족(446만 명), 루히야족(308만 명), 루오족(265만 명), 캄바족(245만 명) 등 43개 부족이 있으며 용맹스러운 마사이족도 한국에서 이름나있다.

1963년 12월12일 영국에서 독립한 케냐는 영어가 공용어이며 스와힐리어를 통용어로 쓴다. 특히 총 인구의 70%가 기독교(가톨릭 30% 포함)를 믿는 나라로, 이슬람교 신자는 6% 정도이며 소수의 힌두교 신자도 있다. 정부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지난 2002년 12월 취임한 키바키 대통령의 임기가 올해 말에 끝나 우리나라처럼 현재 대통령 선거 열기가 뜨겁다.

-그들이 ‘스타일리시’한 이유

나이로비 시내, 유난히 멋지게 차려입은 케냐 사람들의 옷차림이 시선을 끄는데, 이들이 입은 옷 상당수가 유럽에서 건너온 베르사체, 샤넬과 같은 중고 명품이라고. 또 머리카락이 살을 파고 들어가는 흑인들의 특성상 길게 땋은 머리는 100% 가발이다. 그중에는 스타일 완성을 위해 이틀 동안 머리를 땋기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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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 한국에서 직항편이 없다. 홍콩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경유해 케냐로 가는데, 인천~홍콩 구간이 3시간30분, 홍콩~요하네스버그가 13시간, 요하네스버그에서 케냐 나이로비까지가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케냐와 한국은 6시간 시차가 있다.

▲ 기후 3~5월, 10~12월에는 한낮이라도 20도를 넘지 않는다. 해발 1700m의 케냐는 비교적 선선한 바람이 부는 편이며, 한 밤에는 10도를 밑돌기 때문에 긴 팔을 꼭 챙겨가는 편이 좋다.

▲ 상품정보 남아프리카항공연합(SA연합) 상품은 아프리카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들, 케냐, 탄자니아, 잠바브웨, 잠비아, 보츠와나, 남아공 등 6개국을 15일 동안 여행할 수 있는 상품을 499만원에 판매한다. 일정에는 케냐 및 탄자니아에서의 사파리 관광, 킬리만자로 산에서의 하이킹, 잠베지 강에서 즐기는 선셋 크루즈 등 다양한 특전이 포함돼 있다. 짧은 일정과 저렴한 가격으로 아프리카투어를 하고 싶다면 잠비아, 짐바브웨, 보츠와나, 남아공 등 4개국의 핵심 관광지를 돌아보는 8일 SA연합 상품도 269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아프리카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 상상하라! 천상의 놀이터 ‘마사이마라’




진정한 아프리카 여행의 시작은 사파리에서부터다. 케냐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야생동물들이 살아 숨쉬는 초원에 닿을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를 타고 동물을 찾아다니는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를 제대로 즐기려면 마사이마라 국립공원만한 곳이 없다. 마사이마라는 사자, 코끼리, 표범, 버팔로, 코뿔소 등 아프리카의 상징 ‘빅 5’를 비롯해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살아 숨쉬는 ‘동물의 왕국’이다.


-야생동물의 천국, 마사이마라

얼룩말이 뛰노는 초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을 향해 출발한다. 케냐 남서부 지역의 마사이마라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여기서 마사이는 용맹스러운 전사 ‘마사이족’을, 마라는 얼룩덜룩한 ‘점’을 의미한다. 다양한 동물들이 넓게 퍼져 있는 모습이 점처럼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마사이마라에서는 사냥꾼들이 사냥을 하면서 가장 무서운 동물 순서대로 꼽았다는‘빅 5’(표범, 버팔로, 사자, 코끼리, 코뿔소)는 물론 얼룩말, 기린, 타조, 치타, 하이에나 등 450여 종의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세렝게티 초원에 비해 좁은 지역이지만 더 쉽게 동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 때문에 마사이마라보다 세렝게티 초원이 더 유명하다. 여행객 중에는 꼭 세렝게티를 봐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많단다. 그러나 이 둘은 탄자니아 쪽에 있는 국립공원을 세렝게티, 케냐에 있는 곳을 마사이마라라고 부르고 있어 사실 마라강을 사이에 둔 하나의 국립공원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파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언제’ 가느냐가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겨울인 1~2월에는 세렝게티를, 여름인 7~9월에는 마사이마라로 가야 많은 동물을 만날 수 있다. 피크 시즌에는 세렝게티와 마사이마라를 오가며 지구상의 가장 많은 동물들의 계절이동이 시작되는데, 목숨을 걸고 마라강을 건너는 누떼의 이동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으로 꼽힌다.

-사자, 표범, 코끼리, 코뿔소, 버팔로를 찾아라

오후 4시. 동물들도 뜨거운 태양을 피하는 시간이 지나면서 로지(사파리 리조트)에서는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 준비가 한창하다. 지붕을 연 지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출발한다. 염소떼들이 길을 막아설 때만 차가 멈출 뿐 노련한 운전기사는 야생동물을 찾아 거침없이 달린다. 신기하게도 그들은 표지판 하나 없는 광대한 초원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동물들을 잘도 찾아낸다.

스와힐리어로 ‘여행’을 뜻하는 ‘사파리’는 사냥할 동물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라는 뜻. 사파리 게임은 얼마나 많은 동물을 보느냐에 따라 승패가 나뉘는 게임이다. 사람들은 크고 사나운 ‘빅 5’를 찾으며 사파리의 매력에 푹 빠져 버린다.

때마침, 코끼리 가족이 낮은 풀들 사이에서 큰 몸을 감추지 못하고 지프들에 둘러싸인다. 코끼리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하얀 코끼리(지프)도 슬금슬금 뒤따른다. 저기 멀리 다시 차들이 몰려든다. 나무 그늘 아래 사자들이 낮잠을 자다가 사파리 운전수에게 딱 걸린 모양이다. 관광객들은 신기해하며 하품하는 사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지만, 초원의 맹수는 졸린 눈만 연신 껌뻑일 뿐이다.

초원 위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얼룩말’은 언제 봐도 여유롭다. 갈색 빛이 도는 얼룩말이 암컷이고 검고 흰 줄이 선명한 것이 수컷이다. 얼룩말은 시각이 아주 좋지 않은 반면에 청각과 후각이 아주 발달해 숨어서 접근하는 맹수를 쉽게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비쩍 마른 하이에나도 실제로 보니 무척 신기하다. 하이에나는 스스로 사냥을 나서기도 하지만 치타, 사자 등이 온 힘을 다해 사냥을 한 먹잇감을 호시탐탐 노리는 얍삽함의 대명사. 하지만 초원에서 만난 하이에나는 며칠은 굶은 표정으로 동정표를 얻는다.

-해가 뜨면 잔인한 식사가 시작된다

초원의 이른 아침, 본격적인 사파리 게임이 시작된다. 초원 위로 열기구가 하나 둘 떠오르면 아침 해와 오버랩된다. 열기구를 타고 내려오면 초원 위에는 멋진 아침식사가 마련된다. 400달러 이상 드는 초원의 비싼 아침식사지만 특별한 사파리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한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초원의 밥상은 마냥 평화로워 보이지만 ‘약육강식’ 자연의 질서를 그대로 만나게 된다. 여유롭게 풀을 뜯는 초식동물을 지나는 이때! 두 마리의 사자가 포착된다. 누 한 마리 사냥을 마친 듯, 사자 한 마리가 앞서 경계를 서고 누를 입으로 꽉 물고 다른 한 마리가 뒤따른다. 사자가 사냥을 하면 눈과 내장부터 빼 먹는다더니 피가 마르지 않은 누는 눈과 내장이 없는 잔인한 형체다.

마라강을 지날 때의 광경은 더욱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수십, 수백 마리의 누 사체 위로 독수리 무리가 식사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죽은 누 무리가 썩는 냄새는 차 안에서도 맡을 수 있을 만큼 고약하다. 이 엄청난 장면마저도 ‘아프리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다’고 여겨지다니…. 고약한 냄새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을 들이대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인간의 냉정함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어찌 보면 사파리 동물들은 인간이 오건 말건 자신들의 일상을 즐긴다. 동물원 우리에 갇힌 동물들의 재롱이나 보며 자란 우리에게 낮은 울타리마저 생략된 사파리 게임은 새삼스럽기만하다. 넓은 세상의 주인이라고 착각하는 인간들에게 초원은, 야생동물은 “정신차려! 여기는 우리들 세상이야!”라고 외치는 듯하다.

-용맹스러운 전사 ‘마사이’를 만나다

마사이마라에서는 용맹스러운 전사 ‘마사이족’도 만날 수 있다. 나이로비로 가는 경비행기를 타기 전, 마시이 원주민 마을에 들러 소박한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그들은 껑충하게 큰 키, 붉은빛 전통의상, 화려한 장신구를 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불과 열 가구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는 우리가 도착하자 마사이 남자들이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환영의 인사를 전한다.

마사이족의 집은 주로 소를 많이 키우는 탓에 진흙과 소똥을 섞어 짓는다. 집안에는 창문이 없고 출입문만 달랑 하나다. 환기가 되지 않으니 안에 들어서자마자 소똥 냄새가 진동을 한다. 전기가 들어올 리도 만무하다. 빛은 작은 구멍 하나가 대신한다. 참 단촐한 그네들의 삶을 들여다보니 챙길 게 많은 현대인의 삶도 돌이켜 생각하게 된다.

마사이족은 유목생활을 고집하고 있지만 이들의 생활에도 관광객들이 늘면서 변화가 일고 있다. 로지에서 공연을 하거나 자신의 마을을 공개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도 마을 한 쪽에서는 장신구 등 기념품을 진열한 장터가 열렸다. 그러나 조금은 부끄러운 듯 관광객을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에선 여전히 순수함이 묻어난다.

-사바나 초원, 그 황홀한 휴식




아프리카에서 사파리 게임에 참가한 한 여행객은 이렇게 말했다. “매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것 같다”라고. 덜컹거리는 차를 장시간 타야 하는 사파리 게임이 지옥이라면 로지에서의 편안한 휴식은 ‘천국’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자연 속에 오롯이 자리한 ‘로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넘친다. 한국인이 자주 간다는 마사이마라 로지 4곳을 집중 소개한다.

-마라심바 로지 Mara Simba Lodge ★★★★

척 보기에도 자연이 살아 숨쉬는 듯 독특한 구조의 심바 로지는 전통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케냐의 로지 중 유일하게 자체 정수시스템 등을 갖춘 친환경적인 시설로 유명하다. 별채로 이뤄진 객실에는 TV, 전화기도 없다. 모닝콜을 요청하면 사람이 직접 와서 문을 두드린다. 전기도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는 절전하지만 레스토랑 옆 강가에서는 바로 악어가 보이는 등 자연의 풍성함을 느끼고 싶어 하는 유럽인들 사이에서 인기만점. 전망이 좋은 레스토랑에서는 신선한 요리와 과일이 제공되며, 밤에는 마사이족 공연도 볼 만하다. 84개의 트윈 또는 트리플룸을 구비했다. 현지인들은 제대로 사파리를 즐기려면 텐트에서 캠핑을 하는 것도 좋다고 권한다. 로지의 텐트는 객실보다 크고 고급스럽다.

-마사이소파 로지 Masai Sopa Lodge ★★★★

소파 로지는 한국인이 즐겨찾는 곳. 산 중턱에 자리한 소파 로지는 산 아래로 멋진 경치가 펼쳐지고 아기자기한 장식과 소품들이 앙증맞다. 24시간 전기가 들어오는 것도 특징. 밤에는 하이에나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구경하며, 마사이족 공연도 식사시간 흥을 북돋운다. 77개 객실에 200개 침대가 있으며 12개의 스위트룸과 프레지덴셜 스위트 객실도 구비했다.

-마라세레나 로지 Mara Serena Lodge ★★★★★

마라세레나는 마사이마라의 로지 중 가장 고급스러운 리조트 중 한 곳. 편안하게 앉아 휴식을 하거나 사바나 초원을 관망하고 싶다면 비용은 조금 비싸더라도 세레라 로지가 안성맞춤이다. 동화 속 마을처럼 디자인된 74개의 객실은 작은 공간임에도 하나같이 완벽한 공간 활용이 놀랍고, 전화기와 인터넷 접속 등 현대적인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각 객실에서 큰 창문을 통해 훤히 내려다보이는 사바나 전경은 세레라 로지만의 특별함을 더한다.

-키코록 로지 Keekorok Lodge ★★★★

키코록 로지는 마사이마라에서 첫 번째로 지어진 리조트다. 초식동물의 대이동이 있는 바로 길가에 자리하고 있어 초원의 대이동이 있을 때는 그 인기가 실로 대단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나무로 만들어진 기념품 가게와 로비를 지나 테라스와 뷔페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객실은 통나무집처럼 별채로 구성된 곳과 밖이 훤히 보이는 스위트룸 등이 있다. 키코록은 특히 동물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리조트 내 외다리 길을 따라가면 하마가 살고 있는 야생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아프리카 글·사진=방금숙 기자 gsbang@traveltimes.co.kr
사진제공=코오롱세계일주 최지원 팀장
취재협조=남아프리카항공 www.flysaa.com, 아프릭코리아 02-733-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