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애타게 하라 … ‘골프장 명품경영’ [중앙일보]
오거스타는 미국 조지아주 남동쪽 시골 도시다. 서부 개척시대 모피 거래소가 있었던 곳이다. 한적한 이 동네가 매년 4월 초면 골프팬들로 미어터진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덕이다.
연습라운드 사흘과 본대회 나흘 동안 연인원 약 30만 명이 북적댄다. 세계 180국의 골프광 수천만 명을 TV 앞에 붙들어 놓기도 한다. 이 골프장은 콧대가 높기로 유명하다. 주말에도 10팀 정도만 받는다. 1년 중 일주일만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골프장 로고가 박힌 각종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기회도 이때뿐이다. 어떤 사람을 회원으로 받을지는 기존 회원의 추천을 받아 골프장 측이 최종 결정한다. 현재 회원은 300명 안팎이다. 골프광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회원 가입을 희망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가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게 화근이었다. 여성 회원은 한 명도 없다. 흑인 회원은 개장한 지 67년 만인 1990년에 받기 시작했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고객 마인드도 제로라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75년간 이런 식으로 장사를 해왔지만 아직 망하지 않았다. 아니, 갈수록 명성은 더 높아만 간다. 비결은 뭘까.
◇골프장 관리가 최고의 명품=골프장을 이곳 저곳 옮겨가며 여는 다른 메이저 대회와 달리 마스터스는 오직 오거스타에서만 연다. 이 골프장이 매년 6월부터 5개월 동안 문을 닫는 건 이 때문이다. 마스터스 대회에 모든 걸 쏟아 붓기 위해서다. 단 한 개의 디봇(공을 친 뒤 땅에 남는 파인 자국)도 용납하지 않는다. 나무 그늘에 가려 빛을 충분히 못 쬔 12번 홀 그린엔 인공조명까지 설치한다. 대회를 4월 초에 여는 것은 꽃이 만발하는 때에 맞춘 것이다. 잔디를 망가뜨릴까 봐 골프채를 함부로 휘두르기도 부담스러운 코스에 홀마다 화장을 달리하며 보는 이의 혼을 빼놓는 꽃과 나무. 여기에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펼치는 역전 드라마. 이쯤 되면 골프 문외한이라도 안 넘어갈 수 없다.
오거스타는 이렇게 만든 마스터스라는 명품 구경권을 일반인에게 판다. 입장권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연습경기를 볼 수 있는 표다. 인터넷으로 신청받는 데 1년 전에 동이 난다. 하루 4만5000명으로 관람객을 제한한다. 본대회를 볼 수 있는 입장권(배지)은 후원자(patron)들에게만 판다. 이것도 하루 3만5000명으로 제한한다. 일반인이 본대회를 보려면 후원자에게 배정한 배지를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방법밖에 없다. 본대회 입장권의 공식 가격이 175달러인데, 인터넷에서는 3000달러까지 치솟는다.
7일 동안 갤러리와 관광객들이 오거스타에서 쓰는 돈은 줄잡아 2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여기에 입장권 수입 1000만 달러와 TV 중계권료 1000만 달러까지 감안하면 오거스타가 일주일 동안 올리는 수입은 4000만 달러에 이른다. 오거스타는 경영 실적을 공개한 적이 없다. 하지만 매출이 늘고 있다는 건 우승상금으로 짐작할 수 있다. 다른 메이저 대회와 달리 마스터스 상금은 3라운드가 끝난 뒤 그때까지의 수입을 감안해 발표한다. 1980년 5만5000달러였던 상금이 올해는 135만 달러로 25배가 됐다. 지난해보다도 4만5000달러 늘었다. <표 참조>
“우리만이 마스터스 대회를 열 수 있다” … 오거스타의 성공학
콧대 -“가입한다” 떠벌린 빌 클린턴도 퇴짜놓은 프라이드
품질 - 그늘진 홀은 인공빛으로 잔디 살리는 완벽주의
신비 - 회원 300명 명단과 매출액도 안 밝히는 비밀주의
품질 - 그늘진 홀은 인공빛으로 잔디 살리는 완벽주의
신비 - 회원 300명 명단과 매출액도 안 밝히는 비밀주의
오거스타는 미국 조지아주 남동쪽 시골 도시다. 서부 개척시대 모피 거래소가 있었던 곳이다. 한적한 이 동네가 매년 4월 초면 골프팬들로 미어터진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덕이다.
연습라운드 사흘과 본대회 나흘 동안 연인원 약 30만 명이 북적댄다. 세계 180국의 골프광 수천만 명을 TV 앞에 붙들어 놓기도 한다. 이 골프장은 콧대가 높기로 유명하다. 주말에도 10팀 정도만 받는다. 1년 중 일주일만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골프장 로고가 박힌 각종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기회도 이때뿐이다. 어떤 사람을 회원으로 받을지는 기존 회원의 추천을 받아 골프장 측이 최종 결정한다. 현재 회원은 300명 안팎이다. 골프광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회원 가입을 희망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가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게 화근이었다. 여성 회원은 한 명도 없다. 흑인 회원은 개장한 지 67년 만인 1990년에 받기 시작했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고객 마인드도 제로라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75년간 이런 식으로 장사를 해왔지만 아직 망하지 않았다. 아니, 갈수록 명성은 더 높아만 간다. 비결은 뭘까.
◇골프장 관리가 최고의 명품=골프장을 이곳 저곳 옮겨가며 여는 다른 메이저 대회와 달리 마스터스는 오직 오거스타에서만 연다. 이 골프장이 매년 6월부터 5개월 동안 문을 닫는 건 이 때문이다. 마스터스 대회에 모든 걸 쏟아 붓기 위해서다. 단 한 개의 디봇(공을 친 뒤 땅에 남는 파인 자국)도 용납하지 않는다. 나무 그늘에 가려 빛을 충분히 못 쬔 12번 홀 그린엔 인공조명까지 설치한다. 대회를 4월 초에 여는 것은 꽃이 만발하는 때에 맞춘 것이다. 잔디를 망가뜨릴까 봐 골프채를 함부로 휘두르기도 부담스러운 코스에 홀마다 화장을 달리하며 보는 이의 혼을 빼놓는 꽃과 나무. 여기에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펼치는 역전 드라마. 이쯤 되면 골프 문외한이라도 안 넘어갈 수 없다.
오거스타는 이렇게 만든 마스터스라는 명품 구경권을 일반인에게 판다. 입장권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연습경기를 볼 수 있는 표다. 인터넷으로 신청받는 데 1년 전에 동이 난다. 하루 4만5000명으로 관람객을 제한한다. 본대회를 볼 수 있는 입장권(배지)은 후원자(patron)들에게만 판다. 이것도 하루 3만5000명으로 제한한다. 일반인이 본대회를 보려면 후원자에게 배정한 배지를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방법밖에 없다. 본대회 입장권의 공식 가격이 175달러인데, 인터넷에서는 3000달러까지 치솟는다.
7일 동안 갤러리와 관광객들이 오거스타에서 쓰는 돈은 줄잡아 2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여기에 입장권 수입 1000만 달러와 TV 중계권료 1000만 달러까지 감안하면 오거스타가 일주일 동안 올리는 수입은 4000만 달러에 이른다. 오거스타는 경영 실적을 공개한 적이 없다. 하지만 매출이 늘고 있다는 건 우승상금으로 짐작할 수 있다. 다른 메이저 대회와 달리 마스터스 상금은 3라운드가 끝난 뒤 그때까지의 수입을 감안해 발표한다. 1980년 5만5000달러였던 상금이 올해는 135만 달러로 25배가 됐다. 지난해보다도 4만5000달러 늘었다. <표 참조>
◇신비주의 정책도 한몫=명품 마케팅만으로 오거스타의 성공을 설명하기엔 뭔가 좀 부족하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미국 골프장 순위에서도 오거스타는 3위다(1위는 뉴저지주의 파인밸리, 2위는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시네콕힐). 비밀주의 또는 신비주의가 오거스타의 또 다른 세일즈 포인트다. 오거스타의 회원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2002년 USA 투데이가 딱 한 번 회원 명단을 공개한 적이 있다. 미국 정·관계와 재계의 거물들이 들어 있었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성 차별 정책도 논란거리가 되곤 한다. 2002년 한 여성단체가 이를 문제 삼아 마스터스 TV 중계권을 가진 CBS 광고주에게 압력을 넣자 오거스타가 광고료를 대신 물어주고 광고 없이 2003년 경기를 중계하기도 했다. 오거스타는 아주 특별한 사람만이 멤버로 가입할 수 있고,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는 비밀주의로 몸값을 한껏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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