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30여명 태안에서 희망을 보다 |
[2008.03.20 18:26] | ||
"남들을 위해 일한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 것이란 사실을 예전에는 몰랐어요. 그동안 천대받으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기름 찌꺼기를 닦아내면서 제 가슴의 때를 벗긴 느낌입니다." 갈수록 맑아지고 있는 태안 앞바다는 노숙인들에게도 사랑과 희망을 심어줬다. 고난주간(17∼22일)을 맞아 19일 기름방제 작업을 하고 돌아온 노숙인 30여명은 나태했던 삶을 접고 인생 리모델링을 하기로 맘먹었다. 서울 상도동 상도중앙교회(담임목사 박봉수)는 매주 수요일 노숙인들과 성경 공부를 한다. 노숙인들이 성경 공부를 하고 서해안 살리기에 동참하기까지는 사연이 많다. 박봉수 목사가 10년간 공들인 결과다. 외환위기 때 상도중앙교회 담임을 맡은 박 목사는 노숙인들이 교회에 찾아오면 작은 구제금을 줘 돌려보냈다. 소문을 들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렇게 6년의 세월이 흘렀다. "노숙인들에게 밥만 줘서는 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이들의 영혼과 가슴을 울릴 수 있는 생명의 말씀을 함께 나눠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죠." 성경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서너명으로 시작한 공부는 어느새 300여명으로 늘었다. 처음엔 고개를 흔들던 성도들도 그제야 박 목사의 깊은 뜻을 알아챘다. 성경 공부를 한 뒤 노숙인 신세를 면했다고 소식을 전한 사람은 20명이 넘는다. 올해 53세인 김모씨는 18년간 노숙생활을 하다 박 목사를 만난 뒤 지긋지긋한 낭인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의류도매상으로 중국 일본 캐나다 등지를 누비며 국제적인 무역상이 됐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30대 등 해마다 봄이 되면 새로운 소식을 전해듣고 있다. 얼마 전 수요일, 사순절의 의미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한 형제가 서해안 기름 유출로 고통받는 태안 주민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할 수만 있다면 자신들도 거기에 가서 봉사하고 싶다는 소망은 이뤄졌다. 이들은 기름때를 닦으면서 진정으로 병든 것은 바다가 아니라 자신들의 가슴이란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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