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
의료혁신의 아이콘이자 케어디자인의 메카로 불리는 '명지병원'의 이왕준 이사장은 "더이상 물러설 데가 없는 상태의 절실한 요구로 시작한 '변화와 혁신'이 7년 만에 의료수익 2배의 증가라는 결과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09년 명지학원으로부터 인수할 당시 명지병원의 의료수익은 700여억원(2008년말 기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결산 의료수익은 1700억원에 육박하는 2배 이상의 폭풍성장을 기록했다. 또 지난 2015년부터는 그동안의 만성 적자에서 탈출, 흑자기조로 돌아서 흑자경영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왕준 이사장 취임 이후, 관동대학교와의 결별과 절반이 넘는 교수진의 이탈, 서남대학교 인수 과정에서의 어려움 등을 감안 한다면 상식적인 계산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을 성과이다.
이왕준 이사장은 '폭풍 성장'의 비결이 "누구나 선택하는 시설과 장비 확충, 의료진 보강 등의 일반적인 드라이브와 함께, 환자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환자경험'과 '케어서비스 디자인'을 주무기로 삼고 끈질기게 '변화와 혁신'을 추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데 있다"고 말했다.
양적 성장과 진료기술 진보 등 과거의 발전 패러다임만으로는 당시 명지병원이 처했던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일로로 나가 가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이 이사장은 설명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택했던 것이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환자경험 구조의 혁신'이었다는 것.
메이요클리닉이 혁신을 테마로 컨퍼런스를 시작하고, 클리블랜드클리닉이 환자경험을 주제로 서밋을 시작한 것이 2010년이었고, 이 때부터 명지병원도 국내에서는 최초로 '환자경험'을 기치로 본격적인 혁신에 돌입했다.
그 첫번째가 반개방형 3無(쇠창살·감금·편견) 정신과 병동인 '해마루'를 시작으로 숲을 품은 검진센터 '숲마루', 소아전용응급센터, 암통합치유센터, 하이브리드 뇌혈관센터, 정형외과 혁신 진료실 등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혁신을 지속가능하게 한 것은, 2011년 출범시킨 환자공감센터와 케어디자인센터, 예술치유센터 등 이른바 '병원문화혁신추진본부' 조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이 결실로 하나 둘씩 이어지면서, 명지병원은 '의료혁신의 아이콘이자 케어디자인의 메카'로 등장하면서 국내 병원계는 물론 해외 유수의 병원들로부터 벤치마킹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싱가폴의 응텡퐁병원과 홍콩중문의대병원 병원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대거 명지병원을 방문, 환자공감센터와 예술치유센터, 케어디자인센터에 대해 소개받고 돌아갔다.
이왕준 이사장이 오감 만족의 특별한 설계구조로 기존 병실의 상식을 뛰어 넘는 차별화된 VIP병동을 소개하고 있다. |
명지병원의 혁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다.
오는 8월 문을 여는 차세대 선진국형 중환자실은 모두 격리 1인실로 '감염제로'에 초점을 맞췄으며, 유사시에 대비해 13개 중 5개가 음압격리병실로 이뤄져 있다.
글로벌클래스 A의 스탠다드를 맞추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스마트환자관리 시스템으로 갖추게 된다. 또 모든 병실이 자연채광과 오픈 창 구조로 자연친화 및 환자중심 환경을 조성했다.
이와 함께 지난 3년 여간의 공사를 거쳐, 오는 8월 오픈을 앞두고 있는 VIP병동은 해외환자와 국내 고급의료수요를 겨냥한 초특급 병동으로 병실마다 독립적인 정원과 테라스를 갖고 있으며, 오감 만족의 특별한 설계구조로 기존 병실의 상식을 뛰어 넘는 차별성을 갖추고 있다.
VIP 병동의 건축은 자연주의 건축가로 유명한 이타미 준 건축스타일을 도입했으며, 가구는 미국의 목재 가구작가 조지 나카시마 가구를 채용했다.
이왕준 이사장은 "이타미 준과 조지나카시마의 환상적인 조합으로 빚어낸 VIP병동은 앞으로 병원 공간디자인 패러다임에 큰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역시 8월말 완성을 목표로 조성되고 있는 '러시아스트리트' 또한 새로운 명물로 기대된다. 왕복 100미터 길이의 복도벽을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시발점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종착역인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의 대표적인 풍경들을 벽화로 담아냈다.
러시아 환자들에게 이국에서 느끼는 모국의 정취라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아티스트를 초청, 1년에 걸쳐 작품을 완성해가고 있다.
명지병원의 혁신의 성과를 모든 병원들과 공유하겠다는 의도에서 마련된 자리가 '환자경험과 서비스 디자인'을 주제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컨퍼런스 HiPex(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이다.
지난 2014년부터 4년째 개최하고 있는 하이펙스에는 등록비가 35만원인 유료 컨퍼런스임에도 해마다 100여 기관에서 300여 명씩이 참가하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
애써 터득한 노하우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이왕준 이사장은 "우리가 경험한 노하우를 병원계 전체에 공유, 확산시켜 '환자경험' 중심의 가치와 이념체계가 보편화된 병원문화가 되도록 확산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병원계 전체가 동반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생성되면, 우리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병원의 위상이 높아지는 긍정적 피드백 작용이 일어나는 선순환적인 과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