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스 알렌과 윌리엄 스크랜턴 선교사는 모두 의사였다. 이들은 ‘미전도 종족 상태였던’ 조선에 의료선교사로 내한해 의술을 통해 복음을 전했다. 전염병과 풍토병에 시달리던 한민족은 이들 선교사의 헌신과 희생으로 질병과 죄로부터 자유로워졌다. 그로부터 130여년이 지난 현재, 선교 정신으로 설립된 국내 기독병원들이 이들의 발자취를 잇고 있다.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개최된 대한기독병원협회(회장 이왕준) 세미나는 이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교육 통한 의료선교
“긍정적 태도와 명확한 업무 분담, 업무 책임감, 좋은 팀워크를 배웠습니다. 케냐에 꼭 도입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한 케냐인 의사가 연세의료원에서 연수를 하면서 느낀 점이다. 아프리카는 의료 인력이 태부족이다. 인구 10만명 당 의사 수는 케냐 20명, 우간다 13명, 르완다 6명,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 3명 등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130명, 미국은 270명이다. 아프리카에 의사가 부족한 것은 의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두뇌 유출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연세의료원은 현지인 의료진을 교육해 의술을 전하고 있다. 외과 교수 요원을 파견하고, 케냐의 경우 응급의학 전문가팀을 파견해 현지 의료진을 교육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현지 의대와 협력해 교육과정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박진용 연세의료원 의료선교센터 소장은 “직접적인 의료활동보다 교육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며 “현지 의료진에게 선교사 마인드도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적 의료선교봉사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무의촌 단거리 진료전도와 고아원 순회 진료를 시작으로 국내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무의촌 전도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동산의료원은 1990년부터 방글라데시를 필두로 본격적인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시동, 현재 10개국에서 26차까지 진행했다.
해외 의료선교 활동은 현지 필요에 입각해 진료과목을 선택한 후 진행한다. 의사 간호사 약사 행정직원 등이 참여한다. 동산의료원은 자발적 선교모임도 운영 중이며 모임 차원에서 연중 10차례 이상 의료선교 활동에 나서고 있다. 동산의료원은 전 직원이 급여에서 1%를 떼 선교비로 사용하고 있다.
이주민에 다가서는 선교병원
전주 예수병원은 2003년 국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무료 진료센터를 열었다. 종합병원 규모로는 국내 최초였다. 예수병원은 정부가 지원에 나서기 전부터 직원들의 후원으로 수백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치료했다. 병원은 단순히 약을 나눠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술이나 고비용 의료시술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도 차별 없이 진료를 시행, 전국 각지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몰리고 있다.
NGO를 통한 의료선교, 목회 간호
아프리카미래재단(AFF·대표 박상은 원장)은 샘병원이 만든 NGO다. 선교병원이 가진 자원을 총동원하자는 취지다. AFF는 아프리카 의료선교 활동과 의료기기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박상은 대표는 “정부 차원의 후진국 개발협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NGO가 개발 협력을 측면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며 “마다가스카르, 짐바브웨 등에서 고아 및 취약계층 어린이 교육지원 사업과 여성 질환 조기검진, 병원에 대한 내시경 기증 등의 사업을 펼쳐왔다”고 말했다.
목회간호 분야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기독 간호사가 병원의 환자뿐 아니라 교회와 주민들의 전인적 건강까지 회복하도록 돕는 활동이다. 간호의 대상을 가족과 교회, 지역사회로 확장해 목회적으로 적용한 개념이다. 안양샘병원 정주원 간호사는 “목회간호는 의학과 신학, 간호학 등 학제적 접근을 통해 교회를 단위로 교인들의 전인건강을 증진하는 총체적 간호”라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국민일보
“세상 살리고 싶어요”
한국 기독병원들 의료선교 새 트렌드
제41차 대한기독병원협회 정기총회 및 세미나
입력 : 2017-05-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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