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스터. 몬스터. 부메랑고.’
발음만 해도 머리털이 쭈뼛 서는 단어들. 올해 워터파크들이 전면에 내세운 물놀이 기구 이름이다. 이젠 ‘파도풀’ ‘회전풀’ 등 얌전한(?) 이름으로는 이제 명함조차 못 내민다. 한마디로 물 전쟁이다.
본격적인 물놀이 시즌. 테마를 잘 타야 물놀이도 즐겁다. ‘인디아나 존스’ 같은 영화 속 아찔함을 원한다면 홍천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나 용인 에버랜드의 캐리비안 베이가 제격. 반대로 조용한 ‘휴(休)’가 좋다면 스파를 낀 안락한 워터파크도 있다. 바다를 낀 워터파크는 호방함이 매력이다. 골프와 물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웰빙형도 인기다. 제철을 만난 워터파크. 테마별로 100배 즐기는 비결을 알아보자.
하드코어 워터파크
물장구나 튀기려면 이곳은 아예 꿈도 꾸지 말자. 핵심 테마부터 ‘하드 코어’다. 물놀이에 무슨 ‘하드 코어’냐고 콧방귀를 뀐다면 큰 코 다친다. 정말이지 ‘악’ 소리 나고 ‘억’ 소리 나는 워터파크 두 곳이 있다. 500억원대의 돈을 쏟아 붓고 물전쟁에 나선 홍천 오션월드와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 베이다.
오션 월드(1588-4888)는 올해 천지개벽을 했다고 보면 된다. 테마는 하드코어. 속도감과 짜릿함을 배가 시켰다는 의미다.
하드 코어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공간은 오션월드 호수 위에 등장한 ‘다이나믹존’이다. 올해 새롭게 들어선 이곳은 1400명 이상을 한 번에 놀 수 있는 거대한 놀이 공간이다. 지난 5월29일 문을 연 시설물은 이름부터 섬뜩하다. 몬스터 블라스터, 자이언트 워터플렉스, 슈퍼 부메랑고 3개 시설이다.
슈퍼 부메랑고는 6명이 동그란 튜브를 함께 타는 워터 슬라이드다. 6인승 보트에 몸을 실으면 끝. 그 다음부턴 ‘신의 손’에 맡겨두면 된다. 빙글빙글 도는 보트는 거대한 미끄럼틀을 따라 순식간에 아래로 질주한다. 이대로 하강만 한다면 하드코어라는 말이 붙을 리 없을 터. “이제 끝나는가 보다”하고 방심하는 순간 보트는 거의 90도 각도로 떨어진 뒤 반대편에 벽처럼 가로막은 직각의 수로를 타고 수직 상승한다. ‘악’ 소리조차 아찔함에 묻힐 정도. 정점에 잠시 정지 했다 보트는 다시 쏜살같이 미끄러져 내려온다. 슬로프 길이는 90m다.
자이언트 워터플렉스는 일종의 ‘워터 정글’이다. 물대포, 그물, 워터 스프레이, 바디 슬라이드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놀이를 즐기고 있는 동안 스핑크스 얼굴 모양을 한 2개의 거대한 물통은 쉼 없이 폭포처럼 물을 쏟아낸다. 물의 양만 총 6톤에 달한다.
하드코어의 원조는 사실 용인 캐리비안 베이(031-320-5000)다. 올해 눈에 띄게 늘어난 시설은 없지만 1만5900㎡ 규모의 ‘와일드 리버’로 여전히 워터파크 지존 수성을 노리고 있다. 와일드 리버는 세계 최초로 산사면에 설치된 와일드 블라스터와 함께 타워 부메랑고·타워 래프트 등 스릴 넘치는 시설들이 마련된 익스트림 물놀이 공간. 오션월드의 하드코어 존인 다이나믹 존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핵심 시설은 워터플렉스, 슈퍼 부메랑고, 몬스터 블라스터 등 3가지. 이 역시 오션월드와 비슷하다.
부메랑고는 튜브를 타고 유(U)자 형태의 코스를 왕복하는 방식이다. 4인용 튜브를 타고 90m 길이의 수로를 초속 10m로 질주한다. 급경사로 떨어졌다가 다시 반대편 수로 12m 위로 올라간 뒤 착지풀로 떨어진다.
블라스터는 ‘물 위의 롤러코스터’. 최장 20분간 물위의 짜릿한 롤러코스트를 즐길 수 있다.
웰빙형 워터파크로 휴식을
좀 조용한(?) 물놀이를 원하면 스파형이 제격. 스파형 워터파크는 덕산 스파캐슬과 설악 한화 워터피아가 대표주자다.
지난 97년 선보인 설악 워터피아(033-635-7711)는 산속 웰빙형 스파다.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양이온과 탄산수소, 염소, 탄산, 황산 등이 함유된 알칼리성 온천수가 특징. 지하 680m에서 하루 3000톤씩 쏟아져 나온다. 2007년 아쿠아 단지와 야외 파도풀 확장에 이어 작년에는 물놀이 시설이 대폭 보강돼 워터파크로 손색이 없다. 야외 온천 토랜트 리버(파도 유수풀)와 길이 50m, 폭 45m의 야외 파도풀인 샤크 웨이브가 인기다.
이 곳은 또 하나 특이한 게 있다. 휴가 때 마다 머리를 옥죄는 육아 걱정이 없다는 것. 현장에서 도우미(PO·Program organizer)들에게 신청만 하면 아이들을 봐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론 예약은 필수. 7월9일까지 평일 대인 3만9000원·소인 2만5000원(주말 대인 4만5000원·소인 2만9000원).
천연 게르마늄 온천수를 자랑하는 천천향의 덕산 스파캐슬(041-330-8000)은 이미 영남권 물놀이객들의 메카로 자라잡고 있다.
173m의 워터 슬라이드가 백미. 계곡의 급류를 즐길 수 있는 파도풀도 빼놓을 수 없다. 온몸에 서해안 보령의 천연 머드를 바르고 썬 베드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머드 스킨 스파와 컬러 닥터 피쉬도 인기다.
높은 인기만큼 이벤트도 빵빵하다. 붐헤드, 조이브라스, 삐에로 퍼레이드단과 걸스힙합, 비보이댄스팀의 역동적인 댄스 무대가 연일 이어진다. 성수기를 앞둔 7월1일까지는 매주 화·목요일을 ‘퀸즈데이’로 정하고 있다. 70년 이후 여성 동반 4인 이상 입장 시 천천향, 사우나 모두 6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골프와 워터파크를 동시에
골프를 친 뒤 멋지게 워터파크로 피로를 풀 수 있다면. 이런 꿈같은 일이 가능한 곳은 용평 피크 아일랜드와 평창 휘닉스파크의 블루 캐니언이다.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용평 피크 아일랜드(1588-0009)는 ‘가족 건강’이 테마.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조성된 워터파크는 35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이곳은 층별로 재미가 달라진다. 1층엔 입장 시설 2층엔 라커시설이 있다. 핵심은 3층. 슬라이드와 함께 스파 파도풀 등 물놀이 시설이 이곳에 들어서 있다. 4층은 찜질방이다. 옥외탕도 색다른 맛이다. 자작나무 숲에서 핀란드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테마탕과 히노키탕 등 스파시설이 갖춰져 있다. 7월2일까지 대인 4만원·소인 2만9000원. 모바일회원 50%, BC·KB카드 회원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평창의 명품 클럽 휘닉스파크GC가 들어서 있는 휘닉스파크에는 ‘블루캐니언’(1588-2828)이 버티고 있다. 강원도의 맑은 공기와 1등급 수질의 천연 암반수에서 다양한 어트렉션을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 올해는 닥터 피시, 타임캡슐 스파 테라피 등을 새롭게 선을 보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물놀이 체험 공간 웨이브 리버는 하드코어 계보를 잇는 시설. 업힐 슬라이드에선 롤러코스터에 버금가는 1·2인용 튜브 슬라이드로 스릴감을 만끽할 수 있고, 4층 높이에서 낙하하는 스피드 슬라이드는 글자 그대로 스피드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놀이기구다. 4인용 보트를 타고 즐기는 훼미리 슬라이드도 가족용으로 인기.
오픈 1주년을 기념해 홈페이지(www.pp.co.kr)에서 퀴즈를 풀면 제주 휘닉스아일랜드 숙박권 5장(1등), 휘닉스파크 숙박권 10장(2등), 블루캐니언 입장권 30장(3등)을 경품으로 받을 수 있다. 대인 4만5000원, 소인 3만5000원.
가까워서 ‘굿’ 근접형 워터파크
멀리 갈 필요도 없다. 가까이서 멋지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워터파크도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 경기도 광주 퇴촌 스파그린랜드는 휴양림 속 워터파크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올 5월 선보인 스노우아일랜드는 연령별 슬라이드와 해적선, 보물선, 대형 물총 등 시설을 갖춰 동화 속으로 들어온듯한 환상에 빠진다.
부천 타이거월드도 올해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상태. 파도 풀과 다양한 형태의 슬라이드가 눈에 띈다. 특히 물이 쏟아지는 중심으로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스페이스 볼’은 짜릿함을 맛보기에 충분하다.
경기도 이천의 테르메덴도 비교적 쉽게 닿을 수 있는 근접형 워터파크다. 단순히 온천에 들어가 몸을 담그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바데풀 안에 장치된 워터제트 분사를 통해 물 치료를 받고 건강과 미용을 챙기는 독일식 온천 리조트를 지향한다.
이천 미란다호텔 스파플러스도 빼놓을 수 없다. 눈을 씻으면 눈병이 바로 완치된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이천 온천수를 자랑한다.
파주 금강산랜드는 110m 길이의 아찔한 튜브 슬라이드와 71m의 바디 슬라이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안양 워터랜드, 부천 워터조이, 인천 인스파월드, 일산 킨텍스워터파크 등도 인기다.
워터파크에서 제값내면 ‘바보’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그만큼 할인 이벤트가 많다. 출발 전에 미리 챙겨만 둬도 50% 이상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평창 용평리조트는 다음 달 말까지 객실 1박과 식사, 물놀이시설 입장권이 포함된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2인 기준 9만4000원.
뿐만 아니다. 콘도회원이면 60%까지 할인이다. 모바일 회원과 BC·KB카드 회원도 각각 50% 할인 받을 수 있다.
홍천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균일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7월10일까지 ‘다이나믹존’ 오픈 기념으로 대학생(대학원생·휴학생·방송통신대학생·사이버대생 포함)에게 주중 2만원(주말 2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특전을 준다.
캐리비안 베이 역시 할인 특전을 꼭 챙겨두자. T카드를 소지한 SKT 회원은 평일 30%, 주말 2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덕산 스파캐슬도 성수기를 앞두고 단단히 한턱 쏜다. 7월1일까지 매주 화·목요일을 ‘퀸즈데이’로 정해 70년 이후 여성(신분증 지참) 동반 4인 이상 입장 시 천천향과 사우나를 60%까지 할인해 준다.
카드사별 할인은 꼭 기억해 둬야 한다.
워터파크 할인 이벤트
용인 캐리비안 베이 : 대학생 2만원·SK텔레콤 회원 1만원 할인
홍천 오션월드 : 70~90년생 女 화·수요일 2만원 할인·무료 셔틀
용평 피크아일랜드 : 콘도회원 60%·모바일 BC카드 회원 50% 할인
덕산 스파캐슬 : 70년 이후 女 화·목요일 60% 할인(7월1일까지)
휘닉스 블루캐니언 : 카드 모바일 회원 40% 할인. 홈페이지 사전 예매 33% 할인
[신익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