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짚으시면 안됩니다. 기대셔도 안됩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일식당 '스시조(朝)' 요리사들이 '히노키 스시대(壽司臺·초밥 카운터·사진)' 주변에서 극도로 예민해졌다. 그럴 만도 하다.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이 스시대는 가격이 무려 1억원이다.
열 명이 동시에 식사를 할 수 있는 8m(정확하게는 7950㎜) 길이의 카운터는 노송나무(檜) 한 그루에서 베어낸 것이다. 호텔 측은 "노송나무(檜)를 이어 붙이거나 상판으로 붙여 쓰는 일식당은 있어도, 통으로 된 히노키 스시대는 국내에서 여기가 유일하다"고 했다. 마쓰모토 미즈호 요리사는 "일본에서도 웬만한 초밥집은 3~4m짜리 히노키 스시대를 이어 붙여 사용한다"고 했다.
일본 초밥집 스시대의 80%를 제작한다는 일본 '가모가와(鴨川)'에서 만들었다. 가모가와에서는 15년 전 잘라 건조해오던 350년 된 노송나무(檜)를 사용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스시대는 왁스를 발라 윤을 내거나 코팅하지 않는다. 나무를 잘라 매끈하게 다듬으면 그걸로 끝이다. 마쓰모토씨는 "히노키 스시대는 살아있는 물건"이라고 했다. "코팅 처리를 하지 않아 살아있습니다. 그래서 신선하고 청결하다는 이미지를 손님에게 주지요."
"노송나무(檜) 카운터에 초밥을 놓으면 밥에 신선한 향이 배어들어 더 맛있어진다고 하더군요?" "맛에 영향을 주는 건 특별히 없어요. 일본에서도 스시대에 초밥을 바로 놓지는 않습니다. 초 묻은 밥알 때문에 히노키 스시대가 지저분해지기 쉽거든요. 노송나무(檜)로 만든 접시에 담아 내기는 합니다. 초밥을 카운터에 바로 놓았다면 코팅을 했거나 질 낮은 나무 재질일 겁니다."
히노키 스시대는 쌀겨로 닦는다. 물기는 가능한 한 닿지 않도록 한다. 마쓰모토씨는 "쌀겨에 함유된 천연 왁스 성분으로 자연스럽게 코팅이 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간장이 떨어지거나 손때로 더러워지면 칼로 깎아낸다.
이 귀한 히노키 스시대에서 맘 편하게 식사할 수 있을까? "손님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할 수야 없죠. 손님은 느끼지 못하지만, 히노키 스시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게 식사하시도록 서비스를 합니다." 조선일보 김성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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