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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모던데자인’ - 계몽과 광기의 역사 - 연천뉴스
‘모던데자인’ - 계몽과 광기의 역사‘모던데자인’은 서구의 시각과 다른 각도에서 예술과 디자인의 역사를 살피는 책이다.저자 김종균은 우리가 읽어온 모던디자인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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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모던데자인’ - 계몽과 광기의 역사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예술, 건축, 디자인 역사서
저자 김종균, 출판 이유출판

‘모던데자인’ - 계몽과 광기의 역사
‘모던데자인’은 서구의 시각과 다른 각도에서 예술과 디자인의 역사를 살피는 책이다.
저자 김종균은 우리가 읽어온 모던디자인 이론서들이 한결같이 계몽주의를 예찬하고, 서유럽의 역사적 승리 과정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계몽과 이성을 앞세운 모더니즘의 이면에는 광기와 무의식의 전근대성이 잠재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독교와 진화론, 정신분석학이 모더니즘 정신과 디자인을 형성하는 한 축이며, 볼셰비키 혁명이 모더니즘 조형 언어를 완성하였다고 지적한다. 이는 국내 전문가는 물론, 서유럽과 미국의 역사가들도 제대로 언급하지 않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 변혁의 시대에서 소외되었던 우리가 모던디자인 역사를 다시 쓸 수는 없을까? 이 질문에 저자는 오랜 시간 숙고하며 연구와 강의, 읽기와 쓰기를 거듭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 과정을 기록한 보고서이자 한국 디자인의 ‘독립선언’을 위한 시론이라 해도 좋다.
저자는 예술과 디자인, 법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이야기꾼으로, ‘글로 말하는’ 능력을 이 책에서 여실히 보여준다. 남다른 열정과 문제의식, 비판적 사유로 한국 디자인의 현실을 돌아보는 저자의 생생한 목소리가 독자를 사로잡을 것이다.
〔서평〕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예술, 건축, 디자인 역사서
이 책은 조금 두꺼운 편이라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온갖 미학적 개념이 등장하고 다루는 내용이 광범위한데도 술술 읽힌다.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경우엔 레미제라블, 성냥팔이 소녀, 장미의 이름, 물랑루즈, 매트릭스 등의 소설과 영화가 동원되는가 하면, 다른 서적에선 볼 수 없는 시각 자료가 수시로 등장한다. 특히 디자인 서적임에도 예술과 조각, 건축을 통합적으로 다룬다. 디자인이란 분야가 분리⸱독립된 것은 불과 100년이 되지 않았고, 중세의 예술은 건축과 분리해선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고등학생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용어들을 사용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은 본문에서 풀어냈고, 한자나 외래어 고유명사는 최대한 그 의미를 짚고 넘어간다. 저자는 영국 유학 시절, 한국 교민들을 대상으로 디자인사를 강의한 바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그때의 현장감을 떠올리며 쓴 것으로, 현대디자인은 물론 예술과 건축 그리고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물건의 내력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아폴로와 비너스에서 출발하는 모더니즘
‘모던데자인’은 모더니즘의 역사를 고대 그리스의 아폴로와 비너스에서 출발하여 역사의 흐름 선상에서 파악한다. 어려운 미학 개념이나 현학적인 설명은 피하고, 역사서의 포맷을 벗어나 최대한 쉬운 언어로 말한다. 디자인 역사서인데도 간디의 물레, 세종대왕의 곤룡포, 허균의 홍길동전, 새마을운동이 마당극처럼 등장하며 걸쭉한 입담이 종횡무진 펼쳐진다. 증기기관은 서구에게 강력한 근대사회를 일구어준 마법의 일꾼이었고, 일본인에게는 만주라는 신대륙으로 떠나는 신세계 행 특급열차였지만, 조선인에겐 공출과 징병, 식민지 부채의 상징이었다. 영국에서 방적기는 자본주의와 번영을 상징했지만, 인도에선 억압의 상징이었으며 오히려 물레가 자립과 독립을 의미했다. 물건의 상징은 상대적으로 해석되는 것인데도, 그 양식인 모더니즘은 언제나 정의와 승리의 역사처럼 다루어진다. 우리는 서구의 역사에 편승하지도 못했는데, 언제나 서구의 시선으로 역사를 이해하고, 우리 사회에선 모더니즘 이론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곤 한다. 예술과 디자인에서 모더니즘은 이론이라기보다 하나의 강력한 이데올로기이고, 해석의 여지가 분분한 근대의 현상이다. 모든 역사는 타자의 시선으로 되짚어볼 때 좀 더 명확히 규명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만의 관점으로 모더니즘을 살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 그럴 때가 되었다.
모더니즘의 실체와 계보
모더니즘 디자인의 계보는 서구에 의해, 서구의 시선으로 편집되었다. 여기서 서구는 과거 식민지 제국주의 국가였던 서유럽을 말한다. 동유럽이나 러시아, 심지어 이탈리아의 관점도 거의 반영되지 못했다. 모더니즘은 계몽의 역사로만 이해되고, 야만과 광기의 측면은 철저하게 누락되었다. 모더니즘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을 거치며 ‘국제주의’라는 이름에 정형화된 양식으로 고정되지만, 우리는 아직도 100년 전 서구의 이념으로 잘못 이해하곤 한다. 모더니즘과 국제주의는 세계 보편양식을 이야기하지만, 이는 식민지 계몽주의의 변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모른 척 해왔다. 모더니즘은 순수함을 추구하지만, 이 순수라는 개념이 서구 기독교적 세계관에서만 통용되는 것임을 말하지 않는다. 모더니즘은 자유주의 이념과 함께 전파되어 제3세계 국가의 전통과 문화를 말살하는 부작용을 낳았지만 반성하지 않는다. 모더니즘은 하나의 기능에 최적화된 하나의 형태를 말하지만 이는 러시아 혁명 이후, 공산주의 혁명의 완수를 위한 슬로건이었음은 언급하지 않는다. 독일의 바우하우스는 모더니즘 디자인을 집대성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러시아 부흐테마스와 이념적으로 동조하고 인적인 교류를 가지며, 사회주의 혁명 완수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은 빠트렸다. 왜냐하면 서유럽의 시선으로 편집되었기 때문이다.
윤리적 측면에서 본 모던디자인
저자는 대학에서 디자인과 건축을 전공한 독자에게도 모던디자인의 역사를 다시 살펴볼 것을 권한다. 우리나라에 전파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은 고딕이나 바로크와 같이 정형화된 양식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는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자신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전파하며 세계 문화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 했던 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유주의 우방 국가들은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매우 어려웠다. 이러한 현상은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예술과 건축은 늘 권력의 시녀로서 권력을 유지, 강화하며 홍보하는 프로파간다 역할을 했던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양식과 권력의 관계는 시대별로 논쟁을 일으켰고, 이러한 논쟁의 역사가 모더니즘의 역사이기도 하다. 멀리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데아 논쟁에서부터 시작하여, 현대 포스트모더니즘 논쟁까지 장식은 언제나 선과 악, 빛과 어둠, 옮고 그름 등의 이분법으로 재단되어 부정적인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렇다면 늘 밝은 세상에 속한 채, 정의로운 역사였던 모더니즘이 한국의 오랜 전통까지 역사의 저편으로 보내버린 건 아닐까? 굿 디자인과 키치의 이분법적인 역사로 전개된 한국적 모더니즘의 비극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일지 모른다.
〔저자소개〕 김종균
서울대학교에서 디자인학 박사, 충남대학교에서 법학 석사, 런던 킹스턴대학교에서 큐레이팅 전공으로 예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특허청에서 심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의 예술과 디자인, 시각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연구를 해왔다. 저서로는 『한국의 디자인』(2013), 『디자인 전쟁』(2013), 『바우하우스』(2019), 『Encyclopedia of East Asia Design』(2019), 『History of Design and Design Law』(202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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