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뉴힐하우스콘서트 ‘명창명인열전’ 시즌1
황병기 명인의 연주를 대하는 자세 _ 콘서트 감상문
새로움을 전통으로 재 승화시키는 명인의 아우라
어제 저녁엔 귀한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명지병원 뉴호라이즌힐링센터에서 하우스콘서트로 진행된, 우리나라 창작 가야금 음악의 효시인 황병기 선생님의 연주회였습니다.
황병기 선생님은 일일이 소개할 필요도 없을 만큼 가야금의 독보적인 존재이십니다. 연세가 여든을 넘으셨음에도 깔끔하게 늙으신 모습이 아우라가 스며있었습니다. 진정한 음악의 선율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담아내시기에 그 아우라가 자연스럽게 연륜 뒤로 비춰지는 느낌입니다.
황병기 선생님께서 연주하신 곡은 ‘沈香舞(침향무)’입니다.
침향은 본래 나무의 이름입니다. 인도와 동남아가 원산지인 상록수로 가지에 상처를 내 흘러나온 수액이 송진처럼 단단하게 굳어지면 향료를 만 들었는데 그것이 침향입니다. 침향은 동양에서는 고귀한 향으로 여겨 제례에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침향무’는 ‘침향의 향기 속에서 추는 춤’이라는 뜻입니다.
원래 이곡은 춤곡이었다는 뜻입니다. 1975년 한국 전통무용가 김매자 씨가 공연을 할 때, 황병기 선생께서 이 ‘침향무’로 음악을 담당했던 곡입니다.
황병기 선생은 당시 전통음악을 조선시대의 유산으로 평가하고 새로운 음악을 창작하기 위해 전통음악의 틀인 조선시대를 벗어나 신라까지 연대기를 올린 예술세계로 복귀하고자 이 ‘침향무’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연주곡을 들으면 신라의 찬란했던 문화, 특히 완전히 사라진 신라음악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황병기 선생의 고뇌가 숨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역으로부터 들어온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신라의 음악을 인도의 향기 속에서 추는 춤(침향무)으로 이름 붙이고 종교적인 볍열의 세계로 승화된 신라 문화의 특징을 음악으로 표현해 내셨습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들으면 명상음악의 향기가 짙습니다.
가야금 현을 떨어 표현해내는 연주법이 아니라 저음 영역을 바탕으로 낭낭한 음역대에서 불교 진리의 법열을 새겨 나가기 때문입니다.
예술가가 표현해 세상 밖으로 들리는 울림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감상은 전적으로 청자에게 있습니다. 소리도 아는 만큼 들립니다.
가야금 현 위를 물결치듯 오가는 손가락의 율동에서 음의 부드러움이 흘러나옵니다.
황병기 선생님의 연주 뒤에 이어지는 수제자의 연주와 확연히 다른 음의 세계임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명인은 그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평생을 가야금 현 위에 손가락을 튕겨가며 전통과 다른 연주법을 구사해, 새로움을 전통으로 재 승화시켜야 가능한 일입니다.
1983년 대학 신입생시절 들었던 황병기 선생의 '미궁'이라는 곡이 귓전에 다시 울려옵니다.
- 뉴호라이즌힐링센터에서 LJW
- 이 글은 11월 27일 저녁 황병기 명인의 연주회에 참석했던 분이 보내주신 감상 소감문입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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