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착한 병원
우주선-꿀벌 ‘동화나라’ 온듯…<4>고양시 명지병원 ‘소아응급센터’
동아일보 기사입력 2014-03-10 03:00:00
[우리동네 착한 병원] 24시간 아이들 치료공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소아응급센터는 어린이 환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응급실 내부를 동물과 나무, 구름 등 어린이 친화적인 소재들로 꾸며놓았다.
고양=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아이가 아프면 부모의 마음은 조급해진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한밤중이든 새벽이든 상관없이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가게 마련이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명지병원 ‘소아응급센터’는 오늘도 응급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위해 24시간 불을 환히 밝히고 있다. 소아 전용 응급실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과와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구성된 소아 응급 전문의팀이 늘 대기 중이다. 》
○ 아이들만을 위한 전문의의 빠른 진료
5일 오후 6시 20분 두 살배기 딸을 안은 엄마가 빠른 걸음으로 응급실에 들어섰다. “좀 전에 애가 몸을 비틀거리면서 막 토했는데…. 설사도 이틀 정도 계속하고요.” 엄마는 어린이 전용 침상에 아이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의사에게 딸의 증상을 털어놨다. 함께 달려온 아빠도 안쓰러운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먹는 건 잘 먹었어요?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은데 약 먹고 있는 게 있나요?” 응급실을 지키고 있던 소아 응급 전문의는 간단한 문진을 끝내곤 작은 침대처럼 생긴 어린이 전용 체중계로 아이를 안내했다. 아이 체중에 따라 약 용량을 달리 처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빠 김세훈 씨(29)는 “소아 응급 전문의 선생님이 진료해주니까 든든하다”며 “의사 선생님이 아이들만 집중해서 봐주니 신속한 응급처치가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명지병원 소아응급센터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3명, 4년 차 전공의 2명이 번갈아가며 당직을 서고 있다. 일요일 낮은 네 시간 동안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진료를 한다.
소아전용응급센터가 없는 병원들은 소아청소년과 당직 인턴 또는 전공의를 두고 있다. 하지만 소아응급실을 별도로 마련해 상주하는 게 아니어서 소아 환자에 대한 초기 대응은 상대적으로 늦다. 또 전공의 3년 차 이상 또는 전문의들이 전담하는 소아전용응급센터 의사들에 비해 전문성도 떨어진다.
응급실을 나서는 김 씨 가족에 이어 또 다른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모들의 다급한 발걸음은 계속됐다. 두 시간 전만 해도 썰렁했던 응급실은 한밤이 되기도 전에 분주해졌다. 고열과 복통,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찾아온 아기들부터 가벼운 자동차 접촉사고로 실려온 어린이까지.
○ 아이들을 배려한 치료 공간
2011년 5월 개관한 명지병원의 소아응급센터는 엄마들에게 인기가 높다. 경기 김포시와 서울 마포구 은평구 등 멀리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온다. 평일엔 하루 평균 40∼70명, 일요일엔 100명가량이 응급실을 찾는다. 응급환자는 대부분 오후 10시∼밤 12시, 오전 2∼3시에 가장 많이 몰린다. 대상은 만 15세 미만 아이들이다.
성인응급센터와 분리돼 있는 소아전용응급센터는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이다. 응급실 내부엔 소아용 인공호흡기와 천장에 매달린 X선 촬영기, 소형 주사기 등 소아 전용 응급 장비들이 구비돼 있다.
소아전용응급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어른과 소아 응급 환자들이 공간적으로 분리돼 있다는 점. 일반 응급실에서는 술 취한 부상자가 난동을 피우거나 어른들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정신없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 아이의 정서에 좋지 않다. 어른들에게 생기는 감염이 소아에게 옮겨질 위험도 있다. 서주현 명지병원 소아응급센터장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감염에 취약해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응급실 내 감염을 우려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서 아이를 데려온 주부 오은주 씨(38)는 “피가 철철 흐르는 성인 환자를 진료한 의사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다시 진료한다고 생각하면 걱정부터 앞선다”며 “손 세정제를 쓰고 관리를 한다 해도 피를 통한 감염이 항상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 소아전용응급센터 확충 필요
현재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소아전용응급센터는 총 10곳. 복지부는 2010년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등 두 곳을 시작으로 병원당 10억 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하며 매년 센터 수를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수가 적고 서울과 경기 등 지역적으로도 편중돼 있다.
소아전용응급센터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인력 확충이 쉽지 않기 때문. 특히 24시간 밤샘 근무라서 이를 꺼리는 의사도 많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서 센터장은 “부모들의 기대치가 워낙 높아 어른 환자를 대할 때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도 수익이 적으니 선뜻 나서지 못한다. 소아 응급 환자는 성인에 비해 그 수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아이들을 위한 진료 보조인력이나 의료 장비는 더 필요한 상황. 게다가 소아 응급 환자들은 대개 중증도가 낮아 외래진료나 성인응급진료에 비해 의료 수가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복지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기엔 부담도 크다. 서 센터장은 “인력이나 수익 측면 외에 소아 전담 응급처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한 점도 크다”며 “소아전용응급센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고양=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 아이들만을 위한 전문의의 빠른 진료
5일 오후 6시 20분 두 살배기 딸을 안은 엄마가 빠른 걸음으로 응급실에 들어섰다. “좀 전에 애가 몸을 비틀거리면서 막 토했는데…. 설사도 이틀 정도 계속하고요.” 엄마는 어린이 전용 침상에 아이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의사에게 딸의 증상을 털어놨다. 함께 달려온 아빠도 안쓰러운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먹는 건 잘 먹었어요?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은데 약 먹고 있는 게 있나요?” 응급실을 지키고 있던 소아 응급 전문의는 간단한 문진을 끝내곤 작은 침대처럼 생긴 어린이 전용 체중계로 아이를 안내했다. 아이 체중에 따라 약 용량을 달리 처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빠 김세훈 씨(29)는 “소아 응급 전문의 선생님이 진료해주니까 든든하다”며 “의사 선생님이 아이들만 집중해서 봐주니 신속한 응급처치가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명지병원 소아응급센터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3명, 4년 차 전공의 2명이 번갈아가며 당직을 서고 있다. 일요일 낮은 네 시간 동안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진료를 한다.
소아전용응급센터가 없는 병원들은 소아청소년과 당직 인턴 또는 전공의를 두고 있다. 하지만 소아응급실을 별도로 마련해 상주하는 게 아니어서 소아 환자에 대한 초기 대응은 상대적으로 늦다. 또 전공의 3년 차 이상 또는 전문의들이 전담하는 소아전용응급센터 의사들에 비해 전문성도 떨어진다.
응급실을 나서는 김 씨 가족에 이어 또 다른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모들의 다급한 발걸음은 계속됐다. 두 시간 전만 해도 썰렁했던 응급실은 한밤이 되기도 전에 분주해졌다. 고열과 복통,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찾아온 아기들부터 가벼운 자동차 접촉사고로 실려온 어린이까지.
○ 아이들을 배려한 치료 공간
2011년 5월 개관한 명지병원의 소아응급센터는 엄마들에게 인기가 높다. 경기 김포시와 서울 마포구 은평구 등 멀리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온다. 평일엔 하루 평균 40∼70명, 일요일엔 100명가량이 응급실을 찾는다. 응급환자는 대부분 오후 10시∼밤 12시, 오전 2∼3시에 가장 많이 몰린다. 대상은 만 15세 미만 아이들이다.
성인응급센터와 분리돼 있는 소아전용응급센터는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이다. 응급실 내부엔 소아용 인공호흡기와 천장에 매달린 X선 촬영기, 소형 주사기 등 소아 전용 응급 장비들이 구비돼 있다.
5일 명지병원 소아응급센터에서 어린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서주현 소아응급센터장(오른쪽). 고양=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병원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내부 인테리어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우주선 모양의 응급실 출입문, 흰 구름 조각이 그려진 진료실의 하늘색 천장, 곳곳에 매달린 잠자리와 꿀벌 모양 전등 등.
소아전용응급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어른과 소아 응급 환자들이 공간적으로 분리돼 있다는 점. 일반 응급실에서는 술 취한 부상자가 난동을 피우거나 어른들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정신없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 아이의 정서에 좋지 않다. 어른들에게 생기는 감염이 소아에게 옮겨질 위험도 있다. 서주현 명지병원 소아응급센터장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감염에 취약해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응급실 내 감염을 우려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서 아이를 데려온 주부 오은주 씨(38)는 “피가 철철 흐르는 성인 환자를 진료한 의사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다시 진료한다고 생각하면 걱정부터 앞선다”며 “손 세정제를 쓰고 관리를 한다 해도 피를 통한 감염이 항상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 소아전용응급센터 확충 필요
현재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소아전용응급센터는 총 10곳. 복지부는 2010년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등 두 곳을 시작으로 병원당 10억 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하며 매년 센터 수를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수가 적고 서울과 경기 등 지역적으로도 편중돼 있다.
소아전용응급센터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인력 확충이 쉽지 않기 때문. 특히 24시간 밤샘 근무라서 이를 꺼리는 의사도 많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서 센터장은 “부모들의 기대치가 워낙 높아 어른 환자를 대할 때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도 수익이 적으니 선뜻 나서지 못한다. 소아 응급 환자는 성인에 비해 그 수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아이들을 위한 진료 보조인력이나 의료 장비는 더 필요한 상황. 게다가 소아 응급 환자들은 대개 중증도가 낮아 외래진료나 성인응급진료에 비해 의료 수가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복지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기엔 부담도 크다. 서 센터장은 “인력이나 수익 측면 외에 소아 전담 응급처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한 점도 크다”며 “소아전용응급센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고양=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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