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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명지병원, 119 대원 구글 글라스 영상 응급실로

안청장 2014. 10. 20. 08:36

 

 

119대원의 구글 글라스 영상, 1초만에 응급실로

- 명지병원, 구글 글라스 '스마트 ER' 응급처치 첫 시연

의사가 환자 실시간으로 보며 구급 대원에 치료법 알려줘

… 과거 질병도 즉시 조회 가능

40대 남자가 가슴 통증을 느끼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집에서 발견됐다는 다급한 신고가 119 구급대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이 가쁜 숨을 몰아쉬는 환자를 앰뷸런스로 옮기고 구글 글라스(Google Glass)를 썼다. 구급대원이 "오케이 글라스!"라고 말하자 구급대원 눈에 비치는 환자 모습이 그대로 촬영되기 시작했다. 이 동영상은 앰뷸런스에 설치된 와이파이(Wi-Fi)를 통해 인근 종합병원의 응급센터로 1~3초 만에 전송돼 응급센터의 응급의학과 의사의 컴퓨터 모니터에 그대로 떴다. 구급대원이 양손으로 환자를 처치하면서 환자를 바라보기만 하면 환자 영상이 응급센터 의료진에게 생중계되는 것이다.

병원 응급실에서 동영상을 본 의사는 구급대원에게 의료 지도를 내렸다. "먼저 산소를 투입하고요, 심전도 측정 장치를 붙이세요. 환자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입을 열어 토사물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구급대원이 이를 따르자 환자의 입속 모습이 응급의학과 의사의 모니터에 그대로 떴다. 구급대원이 구급차에 설치된 심전도 모니터를 바라보자 심전도 파형이 의사의 모니터에 떴다. 구급대원이 환자의 이름과 나이를 불러 주자, 의사는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받은 적이 있는지를 검색했다. 그러자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구글 글라스에 환자 병력(病歷)이 그대로 떴다. 환자는 고지혈증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의사는 구급대원 눈에 비친 실시간 영상과 환자가 예전에 촬영한 의료 영상을 구글 글라스로 보면서 응급 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처치 지도를 이어갔다. 환자에게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심장혈관촬영실에 환자 처치 준비 지시를 급히 내렸다.


	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구글 글라스를 이용해 실제 상황을 가상한 응급환자 진료 시연회가 열렸다. 이 시연회는 구글 글라스를 착용한 119 구급대원이 사고 현장에서 환자의 상태를 알리는 정보를 전송(왼쪽)하면, 응급실에서 이 정보를 확인한 의사가 후속 조치 등을 구급대원에게 전달(오른쪽)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구글 글라스를 이용해 실제 상황을 가상한 응급환자 진료 시연회가 열렸다. 이 시연회는 구글 글라스를 착용한 119 구급대원이 사고 현장에서 환자의 상태를 알리는 정보를 전송(왼쪽)하면, 응급실에서 이 정보를 확인한 의사가 후속 조치 등을 구급대원에게 전달(오른쪽)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덕훈 기자

	구글 글라스를 이용한 응급 환자 진료.

영화 속에서나 상상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IT 의료융합 연구팀이 지난 15일 응급센터 의료진과 구급대원에게 구글 글라스를 착용케 하고 응급 환자 실시간 중계 시연을 벌였다. 구글 글라스는 구글이 만든 '스마트 안경'으로, 안경 옆 상단에 카메라와 마이크로컴퓨터가 장착돼 있어 촬영 동영상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 음성 명령이나 안경 테 터치로 작동된다. 미국에서 수술실 집도의가 구글 글라스를 끼고 수술하는 영상이 수술실 밖 동료 의사에게 전달돼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수술하는 시도가 이뤄진 적이 있지만, 병원 밖 응급 환자에게 적용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명지병원 이승준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심장이나 뇌질환으로 인한 응급 환자는 분초를 다투기 때문에 이송 과정에서 전문적인 처치를 하는 게 환자 회생에 가장 중요하다"며 "환자가 도착하는 즉시 어떤 치료를 할지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스마트 ER(응급실) 프로젝트로 이뤄진 이번 시연으로 구글 글라스의 의료 활용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 오도훈(방사선 종양학과 전문의) 소장은 "신속한 처치를 하는 새로운 의료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 글라스(Google Glass)

구글이 만든 '스마트(smart) 안경'. 안경 옆 상단에 카메라와 마이크로컴퓨터가 장착돼 있다. 음성 명령이나 안경테를 터치해 작동시킨다. 동영상을 찍거나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고 길 안내도 받을 수 있다.